​대체육에 꽂힌 식품업계...'K-푸드' 열풍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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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7-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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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왼쪽), 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 신제품 4종(오른쪽). [사진=각 사]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대체육을 낙점하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대체육 신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 속도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8월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The Better)’에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판매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다.

이에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28일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인 베러미트 캔햄은 대두 단백과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식품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질산나트륨은 가공육 제조 과정에 고기 특유의 붉은색을 내기 위한 발색제와 유통 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존제로 사용된다. 2015년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질산나트륨을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동안 급식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에 집중해 왔던 신세계푸드는 올해 B2C 사업을 키우기 위해 F&B(식음매장), 유통업체와 손잡고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미국 현지 대체육 전문회사인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초까지 베러푸즈에 1000만 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을 차세대 먹거리로 정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식물성 식품사업의 전체 2000억원 매출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최근 식물 전문브랜드 '플랜테이블'에서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2종 등 총 4종을 론칭하고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현재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플랜테이블 만두의 수출국은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늘어났다.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식물성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t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표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그린레벨'에 투자해 할랄 기반 동남아 국가에서 K-푸드 확산을 위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한 미국 대체 유제품 기업 '미요코스 크리머리'와는 대체 버터·치즈가 함유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적극적인 협업 기회를 만들고 있다. 
 

농심(왼쪽)과 풀무원(오른쪽)의 비건 레스토랑. [사진=각 사]

한계는 없다...농심·풀무원, '비건 레스토랑'으로 승부수
농심과 풀무원은 '비건 레스토랑'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목표다. 

지난해 1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가든'을 선보인 농심은 올해 5월에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열었다. 포리스트 키친은 단품 메뉴 대신 점심 7가지, 저녁 10가지 코스로만 운영된다. 메뉴로는 제철 채소와 콩 커스터드, 콩꼬치 등이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포리스트 키친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데, 6월 한 달간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주말 예약률도 100%를 유지 중이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풀무원도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채식주의자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열고 비건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중 첫 채식주의자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여기서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의 메뉴를 선보였다. 한식과 양식 퓨전 단품 메뉴로 차별화했다. 캐주얼한 분위기로 비건 음식의 문턱을 낮추는 데에 신경을 썼다. 
 
대체육 사업에 공 들이는 이유는?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대체육 사업에 열중하는 것은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최근 들어 채식 인구 증가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겹치면서 대체육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대체육 시장규모는 78억2100만 달러(약 10조2220억원)로 추정된다. 1년 전(69억7100만 달러, 9조1111억원)보다 12.2% 성장한 규모다. 정현학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플랜티드베이스드팀 팀장(부장)은 "대체 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며 "이는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 & Wellness) 라이프, 지속가능한 식문화, 동물복지 등 3박자가 결합되면서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올 한 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9% 증가한 252억2510만원(1930만 달러)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295억3820만원(2260만 달러)을 기록하며 3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분야란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육 시장은 다른 식품 시장에 비해 성장성이 크다.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동물 복지 맥락에서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의 경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체육 제품이 차세대 K-푸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구제역, 동물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 발생국가인 만큼 육류의 해외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대안으로 대체육이 거론되고 있다.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 진출이 가능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 직접 진출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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