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논쟁에 숨죽인 시장…GDP·FOMC·빅테크 실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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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7-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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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까지 나서서 "경기침체 아냐"…닥터둠은 "심각한 침체" 경고

  • 갈피 못 잡는 시장…FOMC, GDP, 빅테크 실적이 방향 가를 듯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 [사진=블룸버그TV 영상 갈무리] 


경기침체 논쟁에 불이 붙었다.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경기침체는 없다"며 비관론 확산 차단에 나섰다. 반면,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얕은 경기침체는 망상"이라며 최악의 경기침체가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눈치 보기 장세 속에서 투자자들은 7월 연방공개시장(FOMC) 정례 회의 결과, 빅테크 실적 보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굵직한 발표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바이든까지 나서서 "경기침체 아냐"…닥터둠은 "심각한 침체" 경고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것(경기침체)이 짧고 얕을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망상이다”고 말했다.
 
‘닥터 둠’(비관론자)으로 통하는 그는 금리인상과 높은 부채 부담으로 인해서 미국의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우리가 심각한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겪게 될 수많은 이유가 있다”며 팬데믹 이후 역사적으로 높은 부채 비율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1970년대와 지금의 경제 상황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경제를 잠식했던 1970년대는 부채 비율이 낮았다. 그러나 지금은 2008년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어 경제 활성화에 나선 영향으로 인해 국가 부채가 역대급이다.
 
루비니 교수는 공급망 충격과 역사적으로 높은 부채 비율을 짚으며, “이번에는 긴축 통화 정책으로 경기침체로 접어들고 있다. 재정적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과 심각한 부채 위기가 겹쳤다”며 “지난 70년대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선 경기침체 시기에는 정부가 대규모 통화 및 재정 완화 조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곤 했지만, 지금의 사정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비관론 확산 차단에 나섰다. 특히 이번 주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경기침체는 없다”고 연일 강조하는 모습이다. 만약 미국의 2분기 GDP도 1분기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미국은 기술적 경기침체에 접어들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3.6%에 그치는 등 강력한 노동시장이 있는 한 미국 경제는 탄탄할 것이란 입장이다.
 
전날 옐런 재무장관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침체를 공식 정의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이를 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경고한 것과는 상반돼, 경기침체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해 연준이 내년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연준이 내년 중순쯤에는 금리인하 기조로 선회할 것이란 데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를 넘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근 2%대로 내려온 점 등에 비춰 연준이 내년 6월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WSJ는 초단기 대출금리인 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 등 금리 파생상품의 동향에 비춰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3.3% 수준까지 올린 뒤 2024년 중순까지 2.5%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봤다.
 
갈피 못 잡는 투자자…FOMC, GDP, 빅테크 실적이 방향 가를 듯
경제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뉴욕증시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와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이는 등 투자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여름의 가장 중요한 주'로 통할 정도로 굵직한 발표들이 예고돼,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이 극렬하다. 7월 FOMC 정례회의, 2분기 GDP 발표뿐만 아니라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S&P500에 상장된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들이 분기별 실적을 보고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금리인상 발표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논평이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빅테크 실적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알파벳은 26일 오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27일, 애플과 아마존은 28일에 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5개 기업의 S&P500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의 약 23%에 달한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할 때 5개 기업의 실적 보고는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간의 시장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5개 기업 모두가 비용을 절감하거나 곧 절감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MS는 소규모 정리해고에 나섰으며 애플은 비용 절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마지막 날 직원들에게 “근래 역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의 비용 절감이 기술업계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몰고 올 것이란 지적도 있다. 거대 기업에 의존하는 소규모 기술 회사들, 예컨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분야 등 기업의 이익이 줄면서 기술 산업 전반에 고통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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