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도 비대면 비중 늘어

  • 단순 대면업무 영업점 통폐합 추세

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사진=연합뉴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예·적금뿐만 아니라 대출 상품까지 비대면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담보대출 또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권의 모바일 앱 이용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 지점은 통폐합되거나 디지털 점포로 전환되고 있다. 올해 금리 인상기에 영업점 방문 고객이 줄어들면 이런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신용대출 이어 담보대출도 비대면 거래 늘어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고객의 90%는 비대면 고객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담보대출 고객의 비대면 비중은 61%, 예·적금 상품 고객의 비대면 비중은 71%로, 여·수신 상품을 통틀어 비대면 고객 수는 대면 고객 수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대표적인 대면 상품이었던 담보대출의 경우 비대면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나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원큐아파트론은 지난해 2분기 기준 422억원이 실행됐으나, 올해 2분기 기준 3594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판매 건수는 249건에서 2463건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구입을 위해 수억원을 빌려야 하는 데다 은행에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복잡해 대면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았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일부러 영업점을 통해 대출받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앱을 통한 대출한도 조회, 서류 제출, 대출 심사, 대출 실행 등의 전 과정이 편리해지면서 비대면으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또한 2020년 신용대출 비대면 비중이 55.9%였으나, 2021년 68.5%, 올해 상반기에 69.2%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출, 예·적금 통틀어 비대면 상품 가입자 수는 2020년 155만1000명, 2021년 178만9000명, 2022년 상반기에 188만9000명까지 늘었다.
 
신한은행은 별도로 비대면 고객 비중을 발표하지 않으나, 뱅킹·페이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2000만명에 근접한 1989만명까지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1만명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그룹 뱅킹 앱 ‘쏠(SOL)’ 이용자 수는 833만명, 페이 앱 ‘플레이(pLay)’ 이용자 수는 709만명이다.
 

하나은행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원큐아파트론' 누적 건수 및 금액 [사진=하나은행]

비대면 거래 늘자 디지털 전환하는 은행 지점
이처럼 은행권 업무의 모바일화, 디지털화로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지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입출금, 이체 거래 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비중은 2017년 45.4%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70.9%까지 늘었다. 은행권의 지점 수는 2017년 7101곳에서 지난해 말 6094곳까지 감소했다. 은행 지점은 2012년까지는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2013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지점 축소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지 않음에도 지점 내 업무 비중이 높았던 입·출금 등 단순 업무가 빠르게 비대면, 온라인 채널로 대체됐다”며 “폐쇄 대상 지점 조사 결과, 입출금, 통장정리, 공과금 납부 등 단순 업무의 대면업무 비중이 65~90%였다”고 밝혔다.
 

4대은행 로고 [그래픽=4대은행 로고]

이에 기존 점포를 각종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점포로 바꾸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래형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금융상품 추천, 금융 MBTI 등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상품 가입, 대출, 청약 등 업무는 은행원과 화상으로 진행한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현재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신한PWM목동센터, 한양대 등 총 네 곳에 마련됐고, 연내 12곳이 추가로 오픈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디지털 점포 ‘KB디지털뱅크’ 2곳을 개설했다. 한 곳은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이마트 노브랜드 내에, 다른 한 곳은 충북 청주 이마트24 분평동점 내에 있다. KB디지털뱅크는 지능형자동화기기(STM)로 현금·수표 입출금뿐만 아니라 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등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까지 볼 수 있다. 입출금 통장 개설, 적·예금 신규 개설 등은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편의점 점포를 열었다. CU편의점에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입점하는 방식이다. STM과 현금지급기가 설치돼 계좌 개설부터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서울 2곳(가양·목동중앙), 경기(매탄동·광교도청역·오리역) 등 총 5곳에서 ‘디지털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데스크는 화상상담을 통해 영업점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면·비대면 융합 채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지점은 비대면 시대에 맞게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올해 고금리 기조가 계속돼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면, 이같은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권 지점 수 추이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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