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롤스로이스-사프란과 'AAM' 개발 맞손…수소 에너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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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7-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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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워런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업무협약 체결 후 슈퍼널의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 콘셉트 모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주요 항공업체 경영진과 만나 기술 협력을 논의하는 등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상용화에 발 벗고 나섰다. 특히 배터리 기반의 일반적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가 아닌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해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신개념 엔진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AAM 시장에서 첨단 동력원을 바탕으로 핵심 공급자가 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 ‘수소 비전’ 항공 모빌리티에 이식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영국 롤스로이스, 프랑스 사프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해 서명에 나섰다. 정 회장은 전시부스를 찾은 워런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슈퍼널의 UAM 콘셉트 모델 ‘목업’에도 탑승했다.

롤스로이스는 1906년 설립한 영국 대표 기업으로 항공엔진부터 항공우주, 군수, 에너지, 선박, 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항공엔진 분야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RAM(지역항공모빌리티)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과 배터리 추진 시스템, 슈퍼널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배터리 추진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는 공동연구를 2025년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항공업계로 확장하면서 2050년까지 항공기 배출가스 제로(0)에 도전하는 항공업계 목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은 프랑스 항공엔진 기업 사프란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프란 역시 롤스로이스와 마찬가지로 항공기 엔진 기술력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로켓엔진과 항공우주·방위 관련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사프란은 현대차그룹의 AAM 기체에 탑재할 에너지 추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정 회장은 두 업체 외에 세계 최대 항공기 생산업체인 보잉의 최고 경영진과 만나 AAM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보잉은 항공 모빌리티 협력 범위 확대에 분주하다. 최근 대한항공과 첨단 수직이착륙 무인기 개발에 협력했으며, 포르쉐와는 항공운송 분야 협력을, 구글과는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비를 지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 이뤄진 업무협약은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제조에 머물지 않고 모빌리티 산업 선도자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 독립 법인인 슈퍼널은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첫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완성차 업계 각축전, 시장 선점 위한 기술 협업 활발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각축전을 벌일 정도로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완성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미국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에 총 5억9000만 달러(약 7700억원)를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항공 택시와 개인용 항공기 개발에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는 2017년 독일 항공기 제작사 볼로콥터에 2500만 유로(약 300억원)를 투자하며 관련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볼로콥터는 멀티콥터인 ‘볼로콥터 VC200’의 유인 비행을 마쳐 세계 최초 인증을 획득했다. 아우디도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UAM 콘셉트 ‘팝업 넥스트’를 공개하는 등 에어버스와 함께 UA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 완전 전기 항공기 생산을 목표로 한 미국 e-VTOL 개발업체인 아처와 협업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GM은 CES 2021에서 수직 이착륙 비행체인 ‘VTOL’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VTOL 콘셉트는 90㎾h 전기모터로 프로펠러 4개를 구동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최고 시속은 90㎞에 최대 탑승 인원은 2명이다. GM 고급 브랜드 캐딜락의 정체성을 살려 고급 에어택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 모빌리티 법인인 슈퍼널을 설립하면서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수소 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이 앞서 공개한 ‘프로젝트N’ 기체는 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RAM 기체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직경 6m에 최대 이륙 중량은 700㎏에 이른다. 향후 AAM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 시스템, 완성차 역량을 바탕으로 한 기체 완성도, 효과적인 이착륙 장치 등 인프라 전반에 걸쳐 고도화를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개발 경험과 대량생산 노하우, 자율주행 등 첨단 자동차 기술로 경쟁사 대비 혁신적이면서도 안전한 기체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앞으로도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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