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 영업시간] 코로나발 '1시간 단축' 정상화 아직…탄력점포로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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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7-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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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의 영업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축된 은행 점포 영업시간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세 달여를 맞았음에도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당분간 은행 영업시간이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일부 영업점에 한해 자체적으로 운영시간을 늘리는 등 탄력점포를 가동하며 고객 불편 최소화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세 달, 은행 점포는 여전히 3시 30분 마감...왜?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본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지침에 따라 1시간(오전 30분, 오후 30분) 단축된 것이다. 이후 지난 4월 은행 영업시간 단축의 근거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은행 점포 영업시간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로 되돌아가야 하지만 운영시간은 여전히 코로나 한창 때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비대면 거래 확대 속 은행권 영업지점 통폐합이 가속화되면서 영업점 찾기가 과거 대비 쉽지 않은 가운데 해당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을 찾았다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연히 오후 4시까지 영업하는 줄 알고 3시 40분쯤 은행을 찾았는데 문을 닫아 돌아와야 했다. 다른 분들은 헛걸음하지 말고 방문 전에 먼저 (영업시간을) 확인하시라"면서 "내일 또다시 방문해야 하는데 너무 불편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은행 영업시간이 기존과 동일한 배경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영업시간 변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 노사 간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산별중앙교섭에서 임금 인상 등을 안건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임금 인상률을 둘러싸고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주요 안건에서 노사 간 의견 차가 큰 상황인 만큼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나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권 사측 역시 영업점 운영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소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고정비 지출이 큰 지점 영업을 다시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라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단축된 영업시간이 굳어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은행 업무, 특히 실생활에 필요한 주요 업무는 온라인이나 상담으로도 가능하다"면서 "굳이 앞장서 운영시간을 다시 늘리자는 의견이 나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점포 영업종료? 늦어도 오세요" KB '9to6 bank'-신한 '디지털라운지' 확대

이러한 가운데 일부 은행들은 자체적인 탄력점포 운영을 통해 고객 응대 및 경쟁력 확보를 진행 중이다. 점포 영업시간을 유연화해 일반 영업점 운영시간 내에 은행 방문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 등 고객들과의 접점 시간을 늘려 이용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사진=KB국민은행]

이같은 시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 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9To6 Bank’를 도입해 일반 영업점보다 영업시간을 늘린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9To6 Bank'는 원칙적으로 오후 4시까지인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형태의 특화지점을 가리킨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도 불구하고 자산관리나 대출상담 등 대면채널에 대한 니즈가 높은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고객 접점을 넓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KB의 '9To6 Bank'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물론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72곳의 영업점에 적용되고 있다. KB가 운영 중인 '9To6 Bank'는 국민은행 누리집 또는 모바일앱 'KB스타뱅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최근 진행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뿐만 아니라 '대면 채널 혁신'을 통한 최적의 인프라와 콘텐츠 구축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6월부터 직장인 등 고객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평일은 저녁 8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금융상담과 은행 업무가 가능한 '신한 이브닝플러스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먼저 이브닝플러스는 오후 4시까지는 대면창구와 디지털라운지로 동시 운영되며, 그 이후부터 오후 8시까지는 디지털라운지 디지털데스크 창구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브닝플러스는 현재 여의도중앙점과 강남중앙점을 운영 중이며 다음달 말 가산디지털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토요일플러스'는 기존 디지털라운지 점포를 활용해 평일 영업시간 외에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영업일을 확대한 것이 골자다. 디지털라운지에서는 디지털데스크를 이용해 △예적금 신규 △신용·전세대출 상담·신청 △제신고 업무 등 대부분의 개인 금융업무가 가능하며, 향후 대면창구와 동일한 수준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은행은 전국 5개 지점에서 '외국인 일요영업점 방문 예약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우리은행은 또 전국 20개 구청점에서 오후 6시까지, 2개의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에서 오후 5시까지 영업하고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해당 영업점은 홈페이지 내 영업점 찾기 또는 포털 검색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은행권의 이같은 탄력점포 운영은 현재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은행연 관계자는 "올해 6월 기준 은행권 내에서 탄력점포로 운영 중인 곳은 총 871곳"이라며 "모든 금융업무가 영업시간과 동일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이용 희망자는 방문 예정 점포와 통화 등을 통해 희망하는 업무가 처리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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