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감사인지정제도 개편 예고
  • 현재 기준으론 4대 회계법인 수준만 가능
  • 단순 인원 수 보다 품질관리인력에 비중

[사진=금융위원회 ]


앞으로는 역량이 떨어지는 회계법인은 대기업을 포함한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지정감사를 맡을 수 없게 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한영, 안진) 수준의 역량을 갖춘 가군의 감사인군만 맡을 수 있다. 또한 단순 회계사 수 위주로 평가하던 회계법인 분류 기준도 품질관리인력 비중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변경예고했다.

개정안을 보면 먼저 2019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자산총액 기준 기업군 분류가 개편된다. 기존에는 직전년도 개별 자산총액 규모에 따라 △가군(5조원 이상) △나군(1조원 이상~5조원 미만) △다군(4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 △라군(1000억원 이상~4000억원 미만) △마군(1000억원 미만)으로 분류됐다.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상법 등 여타 법률과 분류기준을 통일하고 5개 군을 4개 군으로 조정한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가군으로 설정된다. 5000억원 이상~2조원 미만은 나군으로, 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은 다군으로, 1000억원 미만은 라군으로 편성된다.

회계법인의 군 분류 요건은 품질관리인력과 손해배상능력 등 감사품질 및 투자자 보호 중심으로 개편된다. 회계법인들이 회계사 수 확대 등 외형 확장에만 주력하고 감사품질 제고에는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바뀐 분류기준에 따르면 가군과 나군 회계법인은 품질관리업무 인원 비중을 등록요건의 14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가군 기준으로는 최소 14명, 나군 기준으로는 최소 4명이다. 기존에는 모든 분류에서 품질관리인력 기준이 상장등록요건의 120%에 불과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품질관리인력은 현재보다 1~3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배상능력 산정기준도 실제 지급능력을 기준으로 변경된다. 기존에는 손해배상준비금과 공동기금, 연간보험료를 바탕으로 손해배상능력을 산정했지만 앞으로는 연간보험료 대신 보험금 총보상한도를 고려한다.

금융위는 개편된 기업 분류체계와 회계법인 분류기준을 바탕으로 감사인 지정제도도 보완한다.

먼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형 기업(가군)은 감사품질관리 수준이 가장 높은 회계법인(가군)이 지정감사를 수행하게 조치한다. 감사인 지정제도 시행 이후 로컬 회계법인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감사를 맡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2018년 2%에 불과했던 비대형 회계법인의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감사 비중은 2021년 16%로 급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군 분류 기준이 체계적이지 못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감사품질에 상응하지 않는 감사인 지정이 이뤄졌다"며 "국민경제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은 감사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이 감사하게 되면서 감사품질 향상이 도모돼 회계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법인의 감사법인 하향재지정제도는 일부 제한된다. 누적적자와 관리종목, 감리조치 등 감사위험이 높은 지정사유로 감사인 지정을 받은 기업의 하향재지정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2019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하향재지정제도는 감사보수 협상 시 기업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기업이 해당 기업군보다 상위군의 감사인을 지정받은 경우 하위군 감사인으로 재지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기업의 감사보수 수요가 중견회계법인으로 쏠리면서 회계사 수 대비 많은 기업을 배정받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중견회계법인의 회계사 인력 비중은 33%인 반면 이들 법인이 배정 받은 기업의 비중은 하향 재지정전 41%, 재지정후 59%에 달했다.

다만 동일군 내 재지정은 허용된다. 기업의 감사보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조치다. 또 기업이 재지정을 신청할 경우 회계법인에도 페널티를 부과해 최초 지정기업과의 적극적인 감사계약 체결을 촉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9월 중으로 이번 개정안을 의결,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시행된 개정안은 2023사업연도에 대한 감사인 지정부터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8월 중으로는 학계와 기업, 회계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을 구성해 감사인 지정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회계감사 보수가 너무 높다는 기업들의 요구도 인지하고 있다. 경기침체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감사보수가 계속 상승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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