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차례 환불 불가 밝힌 크림, 언론제보 언급하자 바로 '환불'
  • 공정위 "리셀업자 귀책사유 있다면 해당 업체가 책임져야"
 

[그래픽=아주경제]

한정판 리셀(재판매) 플랫폼 1위 크림의 ‘검수 논란’이 일고 있다. 네이버 계열사인 크림은 리셀 플랫폼이지만 검수를 통해 중고제품이 아닌 새제품만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수 없이 소비자에게 중고품을 보낸 사실이 확인돼 공분을 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 대응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고품을 받은 소비자가 요구한 3차례의 환불을 거절한 크림은 언론 제보 언급에 태도를 바꿔 부랴부랴 환불 절차를 밟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리셀 플랫폼에 귀책사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검수 센터·인력 강화를 이유로 최근 수수료 인상을 이어가는 크림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미사용 신품이라 믿고 8일 기다렸는데…흠집난 중고시계 받아”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28세 회사원 이모씨는 1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크림에서는 분명히 새제품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받아보니 누가 봐도 중고제품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크림을 통해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스와치가 협업한 한정판 제품인 ‘문스와치’를 구매했다. 크림 상품판매는 입찰 시스템을 통해 거래가 체결되면 회사 검수센터가 판매자로부터 받은 제품을 인증한 후 구매자에게 발송하는 구조다. 이씨는 제품비, 검수비, 수수료, 배송비를 포함해 총 69만6000원을 지불했다. 8일을 기다려 제품을 받은 이씨는 원하던 시계를 손목에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박스를 열었지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계 유리 부분은 어딘가에 긁힌 흔적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았고 시계 줄도 사용감이 있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실제 이씨가 제공한 제품 사진에서도 한눈에 흠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씨는 “크림 고객센터에서는 사출 소재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이며 당사 검수 기준 내 합격 사항이라고 얘기하면서 3차례 환불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씨가 “크림 고객센터에 한국소비자원과 언론에 해당 내용을 전파하겠다.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넘어가겠다”고 항의하자 크림 측은 태세를 전환했다. 크림 측은 “서비스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씨는 “사기를 당한 기분이다. 배송도 오래 걸리고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채널을 통해 구매했을 것”이라며 “두 번 다시 크림을 사용할 생각도 없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사용을 말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제보자 이모씨가 크림에서 받은 ‘문스와치’ 제품. [사진=제보자 이모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씨와 같이 피해를 본 이들이 잇따랐다. “구매한 신발 깔창이 훼손돼 왔는데 아무 조치도 못 받았다” “백팩 옆 지퍼 바늘이 터져있었다” “새 신발을 판매하려고 보냈는데 하자가 있다며 박스가 구겨져서 왔다”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크림은 검수 센터·인력 강화를 구실로 지난 4월 구매 수수료 1%를 부과한 데 이어, 6월부터 2%로 인상했다. 작년 12월 1000원으로 시작한 배송비도 현재 3000원으로 올렸다. 오는 8월 1일부터 판매자에게도 1%의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크림 측은 “해당 제품은 제조 단계에서부터 화면 보호 커버가 전체 화면보다 작게 제작돼 이슈가 됐던 제품”이라며 “다만, 이로 인한 제품 손상 가능성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매자에게 안내하지 못해 여러 차례 소통한 후 전체 환불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응대 등에 부족함은 없었는지, 전반적 절차에 대한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작년 리셀 시장 7000억원…소비자 불만 매년 급증
한정판 리셀 산업은 거대한 소비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명품 소비·한정판 제품 선호 현상 등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리셀 시장은 지난해 7000억원 수준에서 2025년까지 약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을 비롯해 무신사가 만든 솔드아웃, 스탁엑스 등 리셀 플랫폼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시장점유율을 크림 60~70%, 솔드아웃 10~20% 안팎으로 추정한다.
 
리셀은 한정판 등 희소성 있는 상품에 차익을 붙여 개인에게 재판매하는 개인 간 거래 형태다. 크림, 솔드아웃 등 리셀 플랫폼은 검수, 배송 등 거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성장하고 있다. 다만 회원 간 분쟁에는 중개자 면책조항을 적용하거나 자체 검수 기준으로 인한 반품 불가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한국소비자연맹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리셀업체 관련 소비자 불만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0년 72건, 2021년 268건, 2022년 5월 초까지 327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불만 유형별로 보면 ‘취소·반품 불가’가 35%(234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자품 및 검수불만족’이 30%(202건), ‘불공정약관’ 23%(154건), ‘계약불이행’ 10%(67건), 기타 2%(10건)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리셀업체들이 검수 시스템을 통해 회원 간 거래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검수 기준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리셀 플랫폼 책임 강화를 위해 공정위 등 관련 기관에 제도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공정위는 크림, 솔드아웃, 리플,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등 5개 리셀 사업자의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사업자 책임 부당 면제’ 등 5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
 
약관 시정 전 크림을 비롯한 5곳 모두 구매회원과 판매회원 간에 분쟁이 생기면 모든 책임을 회원이 지도록 했다. 리셀업체가 플랫폼 관리나 상품 검수 등을 제대로 했으면 회원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조차 책임을 회피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리셀 사업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면 해당 책임을 업체가 지도록 시정 조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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