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대세하락 시동거나]매수심리 바닥인데 서울 주택시장 매물 2년來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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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7-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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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개 자치구 중 서초만 상승…전문가들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 소폭 하락 전망"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금은 지켜봐야죠. 제가 아파트를 현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싼 이자를 내면서 급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내년쯤 금리와 집값 추이를 보고 급매를 한번 노려볼 생각입니다."(40세 영등포구 거주 정모씨)

‘거래가뭄’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은 꾸준히 늘어나며 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집값 고점 우려 등으로 인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매수심리가 약화하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부동산 정보 사이트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6만4439가구다. 이달 들어 매물은 6만4000가구에서 6만5000가구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약 2년 전인 2020년 7월 30일(6만3998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물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난 1월 1일 기준 매물 4만5198가구와 비교하면 40% 이상 급증했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3월 31일 이후로도 크게 늘었는데 아직 해소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960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기간이 보름가량 남아 거래가 소폭 늘겠지만 지난해 6월(3943건) 대비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영끌 매수' 등이 많았던 지역들은 호가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매물이 꽤 늘었고, 10~20% 정도 낮춘 급매도 종종 나온다"며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앞으로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차갑게 식은 '매수심리' 10주 연속 감소…"좀 더 지켜볼래"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2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4로 지난주(86.8)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보다 높으면 반대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꺾이기 시작했다. 용산·종로구가 있는 도심권은 84.7로 지난주(85.7)보다 1.0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노도강 지역이 있는 동북권은 81.4로 지난주(82.1)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 역시 아직 9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해(91.9) 80대를 눈앞에 보고 있다.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며 유일하게 70대를 기록했다. 79.3을 기록한 서북권은 서울 5대 권역 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았다. 다만 양천·영등포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지난주(90.5)보다 0.2포인트 오른 90.7로 5대 권역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 지역도 100 이하로 여전히 매도세가 강했다.
 
하반기 집값 하락할 것…대세하락론은 시기상조
이런 상황에 대세 하락에 대한 우려가 늘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집값이 소폭이라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최근엔 폭락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부동산은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7월 2주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4% 하락하며 지난주 -0.03%에 비해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04%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 2주 차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5주 차에 하락 전환한 이후 7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며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서초를 제외한 다른 24개 자치구 모두 하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서울 전체 하락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노원구는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10%로 하락폭이 커졌으며 도봉구도 -0.06%에서 -0.10%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02%→0.03%)가 반포동 재건축이나 준신축 위주로 상승하며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고가 거래가 발생했지만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이 우려됨에 따라 매물 적체가 지속하고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서울 전체의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하반기 서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이라며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로, 깊은 거래관망 속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인상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감, 정치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며 "그럼에도 자사 통계를 보면 단기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강보합 수준에서 매매가격이 움직이며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요소는 크게 줄었다"며 "금리 인상은 결국 전월세 등 주거비 확대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매매를 고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무조건적인 수요 감소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앞으로 정부의 대출, 세금 등 규제완화책과 공급 계획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거래포럼 대표)는 결국 양극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하반기 갑자기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은 하락거래가 이어질 것이고, 상급지는 보합 혹은 신고가 거래가 유지되며 전체적으로는 소폭 하락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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