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150회 디 오픈, 준수한 성적 낸 한국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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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앤드루스=이동훈 기자
입력 2022-07-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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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들어가는 갤러리. [사진=R&A]

7월 14일 오전 6시 30분경(현지시간). 폴 로리, 웹 심프슨, 호주 동포 이민우가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400만 달러)이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 1번 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6시 35분. 로리의 티샷으로 디 오픈이 개막했다. 선수들은 총 52조로 나눠서 출발했다. 가장 마지막 조의 출발 시간은 오후 4시 16분이다. 무려 10시간 동안 티샷을 했다. 라운드 종료 시간은 오후 9시 16분경. 대장정의 시작이다.


◆ 150회에 심혈 기울인 R&A

대회장은 연습 라운드 때와 달랐다. 전장은 7244야드(6605m)다. 깃대 위치도 까다롭게 바뀌었다. 깃대는 그린 좌우에서 4~25야드, 깊이는 6~47야드까지로 다양했다.

티잉 구역은 7.5㎜로, 페어웨이는 8.5㎜로 잘랐다. 러프는 60㎜다.

그린은 3.5㎜로 잘랐고, 페스큐와 벤트 그라스 등이 깔렸다. 스팀프미터로 잰 그린 스피드는 10.1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평균에 가까웠다.
 

드라이버 티샷 중인 캐머런 영. [사진=R&A]


◆ 날씨 운으로 64타 때린 캐머런 영

오전에는 날씨가 도와줬다.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따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의 캐머런 영이 보기 없이 버디만 8개(2·3·5·6·9·11·12·18번 홀)를 기록해 64타(8언더파)를 때렸다. 이 대회장에서는 보기 힘든 점수다.

라운드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영은 "생애 첫 출전이다. 같은 조 선수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새로운 캐디(채드 레이놀즈)와 합을 맞췄다. 더 잘하기 위해 팀과 상의 끝에 캐디를 바꿨다. 레이놀즈는 20년 동안 메이저 대회를 경험했다. 닉 와트니, 비제이 싱 등의 백을 멨다.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 열린 르네상스 클럽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영은 "13세이던 2010년 이 골프장을 방문했다. 올드와 뉴 코스를 모두 쳤다. 그리고 근교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올드코스가 기억에 남는다. 18번 홀에서 로열에이션트골프클럽(R&A) 회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떨렸다. 기억에 많이 남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영은 "64타를 때려서 행복하다. 그래도 아직 사흘이나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갤러리에 인사하는 로리 매킬로이. [사진=R&A]


◆ 캐머런 영 쫓는 로리 매킬로이

영의 뒤를 로리 매킬로이가 바짝 뒤쫓았다. 1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5~7번 홀 3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12번 홀 버디, 13번 홀 보기, 14번 홀 버디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았지만, 18번 홀은 버디를 기록하며 하루를 마쳤다.

66타(6언더파)로 영과는 2타 차 2위다.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매킬로이는 "환상적인 시작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지난 몇 년간 이 대회장에서 잘 해왔다.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며 "페어웨이가 너무 단단하다. 평소보다 덜 튀는 로브 웨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홀 아웃 중인 김주형. [사진=연합뉴스]


◆ 선전한 한국 선수들

오후부터가 문제였다. 해가 구름 뒤로 숨으며 기온이 떨어졌다. 북해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점점 강해졌다.

오전에 출발한 두 한국 선수가 돌아왔다. 김주형과 이경훈이 69타(3언더파)를 때렸다. 오후에 출발한 김시우와 함께 출전한 6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김주형은 전반 9홀 버디 4개(3·5·7·9번 홀)를 잡으며 순위표 맨 윗줄을 잠시 차지했다. 그러나, 후반 9홀에서 버디 1개(15번 홀)와 보기 2개(16·17번 홀)로 점수를 잃고 말았다.

취재 구역에서 만난 김주형은 "지난주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이 붙었다. 오늘도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 퍼트와 코스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형은 "페어웨이 잔디가 너무 타이트해서 마치 긴 그린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다. 어프로치와 퍼팅을 구분해야 한다. 퍼팅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것은 잘해보지 않은 것이라 연습이 필요하다"며 "(디 오픈은) 변수가 많은 대회다. 내일 오후에 나가지만, 하늘의 뜻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처럼 차분하게 경기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경훈은 4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6·9·14·16번 홀 버디로 69타를 때렸다.

이경훈은 "연습 라운드 때는 바람이 불다가 불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두 번째 샷이 그린으로 향했다. 바람이 이 대회의 변수다. 64타를 친 영과 한 조다. 영을 따라가니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1·4·5번 홀)와 보기 2개(2·6번 홀)를 기록했다. 힘이 나기 시작한 것은 후반부터다. 11·12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14번 홀까지 버디를 낚았다.

천금 같은 파도 있었다. 17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깊은 벙커에 들어갔다. 첫 번째 탈출 시도는 실패했다. 두 번째 시도는 공이 붕 뜨더니 홀 속으로 사라졌다. 대단한 파 세이브. 18번 홀 역시 파다.

임성재는 71타, 조민규는 이븐파, 김민규는 73타를 기록했다.
 

먼 곳을 바라보는 타이거 우즈. [사진=R&A]


◆ 오후 조로 출발한 타이거 우즈

오후 2시 50분경, 타이거 우즈가 1번 홀 옆 연습 그린에 도착했다. 발걸음이 경쾌했다. 지난해 2월 차량 전복 사고 이후 제대로 걷는 것은 처음이다. 공도 한 발로 손쉽게 집어 올렸다.

우즈는 오후 2시 59분 매슈 피츠패트릭, 맥스 호마와 한 조로 출발했다. 1번 홀과 18번 홀을 가득 메운 갤러리가 우즈를 응원했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로 전향한 이언 폴터가 같은 장소에서 야유받은 것과는 대조됐다.

전반 9홀부터 점수를 줄줄 잃었다. 더블 보기 2개(1·7번 홀), 보기 2개(3·4번 홀)를 범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에서는 첫 버디를 낚았다. 10번 홀 버디를 추가했지만, 11·13번 홀 등 점수를 잃었다.

순식간에 순위가 떨어졌다. 순위표 맨 하단에 이름이 걸렸다. 컷 탈락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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