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온다" 역대 최다 갤러리 29만명…내일 별들의 전쟁 '디 오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세인트앤드루스=이동훈 기자
입력 2022-07-13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서 150회 맞이 역대 우승자 기념행사

  • '우즈 효과'에 입장권 5만장 더 팔려…경제적 이익 3124억 달해

  • 김민규·조민규·이경훈 등 한국 선수 6명 첫 아시아인 우승 도전

  • 열린 대회 의미로 LIV 선수도 출전 허용…수장 노먼 초청 안해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깃발. [사진=R&A]

디 오픈 챔피언십이 처음 개최된 것은 1860년 스코틀랜드 프레스트윅에서다. 

이 골프장은 지난 149회 디 오픈 중 24회를 개최했다. 24회는 역사상 둘째로 많은 개최 횟수다.

그렇다면 최다 개최지는 어디일까. 바로 '골프의 성지'라 불리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다. 1873년 첫 개최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28회를 개최했다.

올해 디 오픈은 150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4가지 이유로 대회가 취소됐다. 첫째는 1871년으로 우승컵이 없어서다. 둘째와 셋째는 세계1·2차 대전이 발발한 1915~1919년과 1940~1945년이다. 넷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2020년이다. 

이렇게 4가지 이유를 제외하고는 매년 빼놓지 않고 대회가 열렸다. 매년 평균 나흘 동안 대회를 했다고 치면 매일 라운드를 1년 6개월 정도 한 셈이다.

골프 규칙과 디 오픈 등을 관장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은 150회를 맞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를 대회장으로 선정했다. 이번이 29번째다.

대회가 열리는 주 월요일에 도착한 대회장에는 150이라는 로고가 가득했다. 디 오픈을 상징하는 클라레 저그(우승컵) 로고는 숫자 '0' 안에 들어갔다. 벌써 곳곳에서 갤러리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스윌컨 브리지에서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죠프 샤켈포드 트위터]

◆ 150회 맞아 우승자들 기념행사 준비한 R&A

R&A는 150회 디 오픈을 기념해 11일(현지시간) 우승자들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팀은 모두 10개다. 닉 팔도, 로라 데이비스, 톰 왓슨, 게리 플레이어, 타이거 우즈, 빌 로저스, 카트리오나 매슈, 헨리크 스텐손, 콜린 모리카와가 팀장을 맡았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은 팀은 두 팀이다. 우즈와 왓슨이다. 우즈 팀에는 로리 매킬로이, 리 트레비노, 조지아 홀이, 왓슨 팀에는 스튜어트 싱크, 폴 로리, 킵 포퍼트가 포함됐다.

우즈가 1번 홀 옆 연습 그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캐디 조 라카바와 함께다. 두 사람은 검은색에 흰색 조합으로 차려입었다.

우즈는 짧은 퍼트부터 긴 퍼트까지 연습했다. 지난해 2월 차량 전복 사고에서는 아직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중간중간 뒤꿈치를 들어 올리며 근력 강화 운동을 했다.

티잉 구역에 들어선 우즈는 다소 힘이 떨어진 스윙을 했지만 박수를 받았다. 3년 만에 밟는 디 오픈이다. 

대회장(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도 우즈에게는 의미가 깊다. 우즈는 이곳에서 2000년과 2005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즈는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이다. 올해 디 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들 기념행사에서 타이거 우즈가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우즈 출현에 R&A는 싱글벙글

우즈의 말 한마디에 디 오픈 입장권 29만장이 팔렸다. 전보다 약 5만장 늘어났다.

이에 대해 마틴 슬럼버스 R&A 회장은 "이번 대회는 중요한 골프의 역사다. 현장에서 역사를 보길 원하는 갤러리 마음이 반영된 것 같다"며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축제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대학 연구센터는 올해 디 오픈으로 스코틀랜드에 가져올 경제적 이익이 약 2억 파운드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 돈으로는 3123억9000만원에 달한다.

대회장에서 모습을 비친 슬럼버스 회장도 싱글벙글한다. 우즈가 연습 그린에 도착하자 누구보다 빠르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그 모습을 마이크 완 미국골프협회(USGA) CEO가 흐뭇하게 지켜본다.

우즈 효과다. 대회 전 행사부터 구름 갤러리가 우즈를 쫓았다. 행사에 참여한 다른 팀이 무색해질 정도다.

우즈는 18번 홀에 위치한 스윌컨 브리지에서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와 환한 미소를 지었다. 'PGA 투어는 건재하다'는 표정으로다.

우승자들 기념행사 결과 팔도 팀이 6언더파로 우승했다. 2위 그룹을 형성한 데이비스 팀과 우즈 팀을 3타 차로 눌렀다.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 중 대화를 나누는 필 미컬슨(왼쪽). [사진=R&A]

◆ 디 오픈에 출전한 LIV 골프 선수들

우즈와는 다른 측면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LIV 골프)로 전향한 선수들이다.

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는 최근 전략적 제휴를 했다. 향후 13년간 굳건하게 관계를 지속하자는 뜻으로다. LIV 골프에 대항하는 것이기도 했다. 두 단체는 인권 문제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원을 받았다는 것을 걸고넘어졌다.

디 오픈은 지난 6월 USGA가 관장하는 US 오픈과 같은 맥락으로 LIV 골프 선수들에게 출전을 허용했다. 열린 대회라는 의미로다. 반면 LIV 골프 수장인 그레그 노먼은 우승자들 기념행사에 초청받지 못했다. 노먼은 "실망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LIV 골프 선수는 아브라함 앤서, 폴 케이시, 브라이슨 디섐보, 세르히오 가르시아,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 케빈 나, 루이 우스트이즌,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 등이다.

코스를 돌던 폴터에게는 팬과 안티 팬이 같이 붙었다. 대다수가 팬이었고, 일부 안티 팬은 폴터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케빈 나는 연습 그린에서 몸을 풀었다. 연습 도중 잠시 시간을 낸 케빈 나는 "다음 주에 유명 선수들 계약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장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4년간 계약했다.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골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빈 나는 "세계 순위도 받아야 한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유명 선수가 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래에는 가장 인기 있는 골프대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번 홀 그랜드스탠드에 게양된 태극기와 조기로 게양된 일장기. [사진=이동훈 기자]

◆ 한국 선수 응원하는 태극기, 일장기는 조기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총 6명이다.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에서 출전권을 얻은 김민규와 조민규, SMBC 싱가포르 오픈에서 출전권을 얻은 김주형,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는 임성재, 이경훈, 김시우다.

김민규는 "가장 원하는 메이저 대회가 디 오픈이다. 출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벙커를 피해야 한다. 두 번째 샷에서 쉽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민규는 "메이저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서 그런지 덤덤하다. PGA 투어 대회는 직접 가서 관전했다. 유명 선수들도 익숙하다"고 이야기했다.

이경훈은 코치와 함께 연습에 몰두했다. 임성재와 김주형은 각자 다른 곳에서 연습하다가 연습 그린에서 만나 한동안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한국 선수 6명은 이번 대회에서 첫 아시아인 디 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선수들은 1번 홀 그랜드스탠드에 솟아 있는 태극기를 보고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 옆에는 일장기가 있다. 모든 국기는 제대로 게양됐지만 일장기만이 조기로 게양됐다.

이에 대해 R&A 관계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습돼 사망한 사건을 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