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팀버튼 감독이 감각을 유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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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8-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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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신부>, <덤보> 등 독특한 세계관으로 유명한 팀버튼 감독.
그의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팀버튼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팀버튼 감독]

 

Q. 2012년 첫 전시 이후 10년 만에 서울 DDP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는데 소감 어떤가요?
A. 팀 버튼 : 10년 전에 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서울에 다시 와서 대단히 기쁘고, DDP는 우주선 같은 공간에 온 것 같아 집에 온 것처럼 기뻐요. 모두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모든 관람객이 보고 그릴 수 있고 창작할 영감을 받아가는 게 기뻐요. 그 형태가 무엇이든 간에 전시를 보고 드로잉, 전시, 영화, 음악 등 어떤 형태든 본인의 창의력을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아이들이 그리고 창작자들이 창작물을 만드는 원천에 제 전시가 있길 바래요.
 
브랜디 폼프렛 총괄 큐레이터 : 10년 전 서울에 처음 왔었는데 그때 당시 서울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요. 문화와 함께한 전시를 했는데 이번에 제목으로 다시 한 번 팀버튼 프로덕션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어요. 감독님 세계에 친근하게 다가갈 의도로 기획했어요. 다양한 드로잉, 작품들을 총망라했거든요. 이런 이념으로 만든 게 어떻게 보여지고 해석되고 영화라는 결과물로 탄생했는지 감독님의 원천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 같아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만나서 기쁘고 전과 다른 새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Q. DDP라는 장소에서 전시하는 의미도 남다를 것 같아요.
A. 팀버튼: 저도 자하 하디드 건축가에 의해 많은 영감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건축물을 만드는 건 영화와 비슷한 창작이라 생각해요. 그녀의 아름다운 유작을 보고 사진으로 봤는데 영감을 받아서 이곳에서 전시를 하고 싶었어요. 영감을 이어 새로운 캐릭터 조형물을 전시장 앞에 뒀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Q. <팀 버튼 특별전>이 아이들에게 어떤 전시회로 다가갔으면 하나요?
A. 팀버튼: 제가 항상 좋아하는 부분이 영감을 주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위대한 예술가라 생각하지 않지만 항상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제 전시를 보는 어린이들도 본인이 즐기는 대로 그리고 살아가는데 제가 영감을 주면 좋겠어요. “나도 그릴 수 있겠다, 그리겠다”하는 창작의 마음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Q.대중이 원하는 것과 본인이 원하는 창작물의 중심을 어떻게 잡는 편인가요?
A. 팀버튼: 그런 면에서 어떤 면은 비즈니스로 볼 수 있는데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에 많이 생각하며 살진 않았어요. 드로잉이나 영화에 열정으로 임했고 내가 만드는 콘텐츠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연결하길 원했거든요. 비즈니스 면이 있지만 늘 최선을 다하면 그대로 잘 이루어져서 유대감이 생긴 것 같아요. 저는 예술가로서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이 나쁜 것이든 나 자체에 중심을 둬요. 세상이 변하고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다보니 예전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고 말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과거를 돌아보고 사람들도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와 믿는 걸 지킨다면 그 자체로 많이 변하지 않은 것을 모르지만 그렇게 살아왔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Q. 팬데믹 시대가 창작에 영향을 준 것 같나요?
A. 팀버튼: 코로나 때문에 서로 따로 분리돼 살았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고립됐다고 특별히 느끼지 못하겠어요. 늘 누군가보다 조금 더 외로움을 느끼면서 고립감을 가지고 있어선지 모르지만 코로나 때문에 변한 느낌은 모르겠어요. 대신에 기존에 바쁘게 살아서 못하던 걸 하는 시간이 더 많이 생겼어요. 셧다운 되면서 혼자 생각하고 창작할 시간이 생겨서 예전과 다른 시간에 산 것 같아요. 부정적인 게 있더라도 그 안에서 긍정적인 건 보인 것 같고 전시장에 가면 코로나19와 관련된 드로잉도 볼 수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Q.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시간도 끝났다는 평도 있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도도 급격히 높아졌다. 이러한 관람 문화의 변화에 어떻게 생각하나요?
A. 팀버튼: 코로나 초기에도 이미 영화산업은 변화 증세가 보였어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고 변화하던 와중에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고 생각해요. 스트리밍 산업은 강력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럼에도 어떤 사태가 있었느냐에 불구하고 영화관을 찾아가는 마음은 있을 거라 믿고 그러길 희망해요.
 
Q. 올해 5월 5일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이번 전시회가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어린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다가가고 싶나요?
A. 팀버튼: 저는 이제 어른이 되긴 했지만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을 가져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린이였을 때는 세상에 모든 것이 새롭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데 그런 특별한 감정을 커가면서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이 아티스트로서 가진 자질 같고 어린이일 때 느꼈던 어린아이의 시각을 세상을 바라보는데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실질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 같은 시각을 유지하길 바래요.
 

[사진= 김호이 기자/ 팀버튼 감독에게 질문하는 기자의 모습]



Q. 요즘은 MBTI로 사교적인 사람(E)과 비사교적인 사람(I)으로 나뉘는데 팀 버튼 감독의 작품들은 내향적이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드러내는 영화가 많은 것 같아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어떤 말들을 하고 싶은가요?
A. 팀버튼: 저는 E의 성향을 가진 I같아요. 자연스럽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유머가 있으면 공포를 보여주듯이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해요. 내향적인 성향의 I는 그림이든 음악이든 안의 감정을 분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겠어요. 내 안에 있는 걸 바깥으로 내보이는데 창의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DDP이라는 유기적 특성이 전시 공간 구성과 어떻게 접목되나요?
A. 팀버튼: 그 부분이 기대를 했던 부분이고 실제로 녹여낸 부분이에요. 전시하면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장소가 중요함이 분명해요. 어떤 장소에서 개최됐는냐에 전시 느낌이 다른데 DDP는 콘텐츠가 하나의 공간 안에 우주선 같다고 생각해서 그런 느낌으로 따라가도록 기획했어요. 우주선 안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관객들도 공간과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했어요. 사람들이 그런 걸 느끼는 게 바람이고 기대하는 바예요.
 
Q.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브랜디 폼프렛 총괄 큐레이터 : 지난 10년 전 기획한 전시는 좀 더 뉴욕이라는 특성을 고려했었어요. 그때와는 그래서 큰 차이를 보여줄 것이 팀 프로덕션으로 직접 저희가 플로우를 짰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유대감이에요. 기존의 어린 시절 작품과 지금의 작품이 뭐가 다른지 그 연결성을 보여주죠. 창작의 과정이 이런 것이라는 걸 지금의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지금의 작품이 나왔는지. 연결성, 흐름을 만들 전시로 만들고 아이들도 그리고 싶고 그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작품을 전시에 녹여내면서 동선, 흐름을 중요시했어요. 신작들만 떨어져 있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녹여내서 팀버튼 작가의 세계에서 하나의 연결성을 보여주고자 했죠. 그래서 장소가 중요했어요. 장소가 주는 영감을 활용해서 전시회에 새로운 조형물을 놓기도 했고요.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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