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입찰 막후] 2차 입찰서도 밀린 쌍방울··· '눈물값'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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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7-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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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입찰서도 KG그룹에 못 미치는 조건 제시한 쌍방울

  • KG 측 우선매수권 행사 없어 해약보상금 지급되지 않을 전망

  • '자금증빙' 문제 발목··· 영입 선언했던 대형FI는 실종

[사진=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에 실패한 광림컨소시엄(쌍방울)이 해약보상금(Topping Fee)을 지급받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진행된 공개입찰에서 제시한 조건이 낮은 점수를 받으며 조건부 인수예정자인 KG컨소시엄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방울 측은 1차 입찰에 이어 2차 입찰에서도 경쟁에 밀리며 손실 보전에도 실패하게 된 셈이다. 

◇스토킹 호스 매각 후 통상 1~3%의 해약보상금 지급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쌍용차 인수합병(M&A) 거래가 종결되더라도 쌍방울 측은 해약보상금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매각은 거래의 종결성을 높이기 위해 예비 인수의향자를 먼저 선정해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경쟁 입찰을 거친다. 입찰 전후로 계약의 체결·해지가 이뤄지는 만큼 해약에 대한 보상이 지급된다. 통상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측이 경쟁 상대에게 전체 계약금의 1~3%에 해당하는 해약보상금을 지급한다. 

공개입찰에서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한 인수의향자가 있다면 조건부 인수예정자와의 계약 해지가 가능하고, 이에 대한 해약보상금(break-up fee)이 지급된다. 반대로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새로운 인수의향자의 조건에 맞춰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에도 해약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름은 다르지만 인수 경쟁에 참여한 후보자들의 손실을 보전한다는 취지는 같다. 

일반적인 스토킹 호스 M&A의 경우 대부분 해약보상금이 지급된다. 진정성이 있는 인수의향자라면 최소한 조건부 계약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쌍용차 M&A의 경우 공개경쟁을 통해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선정했다. 인수예정자의 정체를 감추는 통상적인 스토킹 호스 방식과 달리 쌍방울 측에 유리한 조건이었던 셈이다.  

◇2차 입찰에서도 낮은 점수··· "보상금 미지급, 이례적인 일"

다만 이번 쌍용차 M&A는 쌍방울 측이 2차 입찰에서 제시한 조건이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 당시 KG컨소시엄이 획득한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며 해약보상금도 지급되지 않게 됐다. 쌍방울 측이 두번째 입찰에서도 더 좋은 조건을 써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매각 측은 "광림컨소시엄은 인수 후의 운영자금으로 7500억원을 제시했으나 자금조달증빙으로 제시된 1500억원을 제외하면 계열사 공모방식의 유상증자 및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CB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스토킹 호스 M&A의 경우 대부분 해약보상금이 지급된다. 진정성이 있는 인수의향자라면 최소한 조건부 계약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쌍용차 M&A의 경우 공개경쟁을 통해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선정했다. 인수예정자의 정체를 감추는 통상적인 스토킹 호스 방식과 달리 쌍방울 측에 유리한 조건이었던 셈이다.  

기업 회생에 오랜 기간 관여한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스토킹 호스 매각 방식에서 해약보상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스토킹 호스 방식에서도 경쟁의 성립을 위해 매각 측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은 주기 때문에 입찰 참여자들이 최소한 조건부 인수예정자보다는 좋은 계약을 제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매수권이 행사될 필요가 없는 조건이라면 쌍방울 측의 인수 의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증빙 문제가 끝까지 발목 잡아 

쌍방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자금증빙 문제다. KG컨소시엄이 자체 보유 자금으로 운영자금을 전액 조달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쌍방울은 운영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계획'으로 채웠다. 1차 입찰에서 밀린 이후 KG그룹의 조건을 넘어서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로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역시 실제 입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 증빙은 이번 쌍용차 재매각 초기부터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미 에디슨모터스와의 거래가 좌초됐던 경험이 있는 만큼, 단순 금액은 물론 실제 자금 조달이 확실히 가능한지 따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쌍방울 측은 두 차례 입찰에서 모두 이 점을 증명하는 것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 진행 과정에서 쌍방울 측은 안팎의 잡음에 시달렸다. 불안정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인수 의사를 천명하며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례적인 '호소문'까지 발표했지만 의구심을 갖는 시선은 여전했다. 인수전 초기 자문사로 선정했던 회계법인, 유상증자 주관사로 거론됐던 증권사 등이 공개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내놓기도 했다.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그룹의 경우 KG스틸(옛 동부제철) 인수 등 회생 기업 M&A 경험이 쌍방울보다 많았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어엔텍 매각 성공으로 현금 유동성도 풍부했다. 인수전에 돌입한 이후엔 캑터스PE와 파빌리온PE 등 FI의 참여로 실탄이 더욱 늘어났다. 쌍방울이 2차 입찰에서 대형 FI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반전'을 노리겠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는 계열사를 통한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등 기존 계획을 반복하는 선에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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