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 절반 이상인 72%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함께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1일 전체 조합원 4만65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4만958명(투표율 87.9%)이 투표에 나서 3만3436명(재적 대비 71.8%)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45분부터 울산공장을 비롯한 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판매점 등에서 전체 조합원 4만6000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현대차 노조 파업 투표에서 부결 사례가 없었기에 투표로 간다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2일 사측과 12차 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으며, 2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오는 4일 중노위가 노사 입장을 좁힐 수 없다고 판단,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파업권을 합법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노조는 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파업 세부 일정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함께 호봉제 개선, 임금피크제 폐지, 신규인원 충원,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전기차 전용 신공장 준공 등의 요구안을 내걸었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4년 만에 이뤄지는 파업이다.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일 무역분쟁을 비롯한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 2019년과 지난해는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됐지만, 실제 파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공급망 문제와 급격한 전기차 전환 등 완성차 시장의 격변 정세에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어느 때보다 국민적 반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1위인 테슬라가 최근 정규직 10% 감원에 나설 정도로 지금은 완성차 시장이 무한 생존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수급난에 파업까지 더해져 차량 인도가 더욱 늦춰진다면, 소비자 반감이 최고조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달 28일 울산 북구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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