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로고(사진 왼쪽),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오른쪽). [사진=아주경제 DB]

'재물 앞엔 형제도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식품업계 경영권 분쟁을 들여다보면 더욱 씁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바로 남양유업과 아워홈 사례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다. 남양유업과 아워홈은 경영권 분쟁이란 점에서 결은 같지만 양상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양유업의 경우엔 법적 공방으로 번지며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1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법원에 출석해 변호사에 속았다고 증언했다. 홍 회장 측은 주식매매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같은 김앤장법률사무소라며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법정에서 홍 회장은 "계약 당시 대리를 맡았던 변호사가 왜 이리 다그치는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며 법률 대리인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반면 한앤코 측은 형사고발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으며 홍 회장의 문제 제기가 없었음을 부각했다. 또한 한앤코는 홍 회장이 백미당 운영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지난해 '불가리스 사태' 이후 주식이 바닥을 치자 너무 성급하게 회사 매각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홍 회장의 판단력이 아쉽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지은 현 아워홈 부회장. [출처= 아주경제 DB]

아워홈은 진흙탕 싸움이다. 2016년부터 지난 7년간 이어진 아워홈의 남매간 '밥그릇 싸움'은 이제 남매 네 명이 2대2로 갈라져 형제간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다. 당초 아워홈의 남매의 난은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막냇동생인 구지은 현 아워홈 부회장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인 밥그릇 싸움이었다. 당시엔 장녀인 구미현씨와 차녀인 구명진씨는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구 전 부회장의 보복운전 사건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았다. 미현·명진·지은씨 세 자매가 합심해 오빠를 부회장에서 밀어낸 것이다. 구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38.56%로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세 자매의 합산 지분율이 약 59%로 과반을 넘으면서 구 전 부회장을 해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돌연 미현씨가 오빠 편에 서면서 경영권 분쟁은 미궁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전날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임시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현 이사진 교체, 신규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부결 처리됐다. 미현씨가 임시주총에 불참하고 대리인도 출석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현씨가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선 것이란 얘기가 나왔지만 법원 판단에 따른 불참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현씨와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매각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현씨(19.28%)와 구 전 부회장의 지분율을 합하면 57.8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당 지분이 제3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구지은 부회장의 후계자 지위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대주주가 현 경영진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워홈의 남매의 난은 안갯속이다. 

'누가 경영권을 쥐느냐'는 기업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항이란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라 사정이 좋지 못한 현 상황에서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오너일가의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 주머니 사정은 더 얄팍해지고 있다.

국내 경기는 올해 3분기에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가가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기업의 오너일가도 사회 지도층으로서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단 경기 부양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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