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중 추돌사고 버스기사 무죄...法, 급발진 정황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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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기자
입력 2022-06-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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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사 재판서 인정되더라도 민사 재판서는 인정 어려워

서울북부지방법원[사진=윤혜원 기자]

10중 추돌 사고를 낸 시내버스의 급발진 정황이 인정되며 운전기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간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가 법원에서 인정된 경우는 민사에서 1건, 형사에선 종종 나오고 있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은 나온 적이 없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문경훈 판사)은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3월 26일 오후 6시께 시내에서 승용차 2대와 화물차 1대를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전신주와 인근 대학교 담장 등을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었다. 하지만 차후 급발진 정황이 있었던 것이라는 A씨의 진술 번복이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급발진 등 차량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A씨가 과거 운전면허 관련 행정 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 점, 인지 기능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받은 점 등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 차량 후미를 충격하고 약 20초간 약 200m를 질주하면서 연쇄 추돌을 일으키는 동안 비상등을 미리 작동하면서 제동 장치를 조작하지 않고 계속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급발진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
 
'자동차 급발진'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제어를 벗어나 의지와 관계없이 가속되는 현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급발진 의심 신고는 2019년 33건, 2020년 25건, 2021년 40건으로 증가 추세다.
 
형사 재판에 있어 드물게 급발진 정황이 인정되더라도, 자동차 기업 대상의 민사 재판에서 급발진 정황이 인정된 것은 2020년 단 한 차례뿐이다.
 
당시 피해자 B씨는 2018년 5월 남편과 함께 BMW 승용차를 타고 논산 방면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유족은 BMW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당시 사고로 B씨 부부는 사망했다.

당시 재판부는 "B씨가 비상 경고등을 켠 채 300m 이상의 거리를 갓길로 주행한 것을 고려할 때 고속주행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B씨가 정상적인 운행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고속에서 운전자가 조향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경험칙상 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차량 엔진 상의 결함이 있을 경우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질 가능성 등에 비춰 B씨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려는 시도를 안 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사고는 B씨가 정상적으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던 상태에서 제조업체인 BMW코리아의 배타적 지배 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결국 차량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판단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MW코리아는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BMW 급발진 사건' 은 2심 재판에서 승소 후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형사와 달리 민사에선 인정이 잘 안되는 이유는 입증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입증의 정도가 형사에서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유죄를 입증 해야 한다. 하지만 민사는 입증의 정도가 높지 않고, 증거 우월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우리나라 판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급발진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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