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수지 적자, 역대 최대치 경신할 듯
  • 고환율, 물가 상승 부추겨... 소비위축 우려
  • 당국 개입으론 한계...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 美 경기 침체에 하반기 환율 제자리 가능성도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 경제에 주름살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론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호재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품 가격 경쟁력이 올라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 흑자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었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 증가분마저 상쇄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액은 154억6900만 달러(약 20조1000억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무역수지가 131억8600만 달러(약 17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대로 가면 무역적자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반기 최대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7039억 달러(약 915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입은 16.8% 증가한 7185억 달러(약 93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하면 무역수지는 14년 만에 147억 달러(약 19조1000억원) 규모 적자를 내게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무역적자 규모인 132억4761만 달러(약 17조2200억원)보다 크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무역수지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소재용 신한은행 S&T 리서치팀장은 “한국 경제 구조상 원화 가치는 글로벌 경제성장에 우호적인 반면 원자재발 물가 상승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환율이 지속되면 국내 물가 상승세도 자극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품, 원재료를 해외에서 사들일 때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에 발표한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장기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상승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실물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1800조원대에 달하는 가계 부채의 부실화 위험도 커진다. 그러나 외환당국으로선 기준금리 인상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외환보유액으로 원화값 하락 방어에 나섰으나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외환보유액을 통한 개입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도 원화 가치,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원화값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꺾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강도가 약해지면 달러 강세가 꺾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개월 연속 둔화 추세를 보였다. 6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활동지수도 마이너스로 떨어져 미국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연준의 긴축 강도도 약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 달러가 반락하고 원화 약세 압력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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