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초읽기] '자이언트 스텝' 예상 부합에 금융시장 일단 안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명섭 기자
입력 2022-06-17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원·달러 환율, 소폭 하락

  • 가상화폐 하락세도 완화

  • FOMC 전 시장에서 선반영

  • "불확실성 여전, 안심하긴 일러"

6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초강수를 뒀으나, 이를 예상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2~3일 전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와 시장이 선제적으로 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금융시장 내 불안 요소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데다, 연준이 오는 7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예고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 1290원→1280원대로... 추락하던 가상화폐도 하락세 완화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5.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 대비 4.9원 내린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15일, 13년 만에 1290원을 돌파했다. 한때 1293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FOMC가 막상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자,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이미 전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후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 물가 안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점도 달러 약세를 불러왔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는 6월 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금리가 75bp(0.75%포인트) 오르면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6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5원 내린 1278.0원에 개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손꼽히는 가상화폐도 하락세가 완화됐다. 비트코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2800만원대(업비트 기준)를 유지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1년 6개월 만에 3000만원 선이 붕괴된 후에도 하락세가 계속됐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이틀 연속 15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솔라나, 카르다노, 도지코인 등 다른 코인들은 전일 대비 소폭 올랐다. 앞서 가상화폐는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대도시 봉쇄 등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자,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채권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728%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062%포인트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연 3.767%로 0.02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15%포인트, 0.051%포인트 상승한 연 3.837%, 연 3.623%에 장 마감했다.
 
“연준의 물가 대응 노력 엿보여”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건, 연준의 물가 대응에 대한 의지를 시장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건 연준이 물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6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고강도 긴축 과정에서 실업자가 나올 수 있으나, 물가 상승을 막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는 아직 1.6% 수준에 있다”며 “계속되는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차대조표 규모를 상당히 축소(양적 긴축)하는 절차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 요인 지속... 안심하긴 일러
하지만 연준이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혹은 0.75%포인트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밝혀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고, 중국의 도시 봉쇄 여파로 인한 공급 병목현상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3%에서 5.2%로 올렸다.

허진욱 삼성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확인된 것처럼, 향후 인플레이션 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7월 FOMC에서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7월에 확인되는 6월 물가 지표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월 대비 상승 폭이 유지되거나 확대될 경우 연준이 또 한 번의 과감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