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살려라" 총대 멘 중국 은행과 국유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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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6-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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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대출 부담 떠안은 은행권···자본 수혈 '러시'

  • 임대료 감면, 운송비 지원 등 국유기업도 나섰다

  • 고용시장 85% 떠받치는 중소기업 살리기 '최우선'

2021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서비스무역 교역회(CIFTIS) 현장에 설치된 중국 건설은행 부스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 시중은행들이 자본금 충당을 위해 채권을 대량 발행하고 있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로 중국이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하자 은행들이 중소·영세기업에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가운데 자본 수혈이 절실해진 것이다.
 
소상공인 대출 부담 떠안은 은행권···자본 수혈 '러시'
15일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중국 상업은행이 발행한 각종 채권 규모만 9219억700만 위안(약 176조6700억원)어치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79억7000만 위안보다 1000억 위안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후순위채권(二級資本債) 발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상업은행의 1~5월 후순위 채권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000억 위안에 육박했다고 로이터는 금융회사 피치보화(惠譽博華)를 인용해 보도했다. 피치보화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내 독자 설립한 자회사다. 

건설은행과 농업은행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00억 위안어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 중국은행과 교통은행은 각각 400억, 300억 위안어치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전용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은행권에 이윤을 희생해서라도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영세기업을 위한 저리 대출을 늘리고 대출금 상환을 연장해주는 등의 방식이다. 

코로나19 피해 영세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날수록 은행으로선 자본 확충이 긴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상공인 대출은 부실대출 리스크도 큰 만큼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쌓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저금리 기조 속 주식시장에서 대다수 은행주가 장부가보다도 낮게 거래되고 있어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조달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상장된 은행주 42개 중 34개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리펑 피치보화 부총감은 로이터를 통해 "올 하반기 중국 은행권 대출이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업은행으로선 자기자본비율 안정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채권 발행을 늘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스계 은행 나틱시스의 게리 응 경제학자는 "중국 정부의 압박 속 중국계 은행들은 이윤을 희생해서라도 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제공해 경기부양에 일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채권 발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임대료 감면, 운송비 지원 등 국유기업도 나섰다
한편, 중국 중앙국유기업들도 중소 영세기업 살리기에 총대를 멨다.

16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는 지난달 중앙국유기업이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임대료 감면, 비용 절감,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적극 도와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국유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중국물류집단은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영세기업과 화물트럭 기사에 운송비를 앞당겨 선불로 지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화물 트럭기사 운송비 선불 지급액만 11억3500만 위안(약 2176억원)에 달한다. 

중국 최대 국영 식품기업 코프코 산하 다웨청(大悅城) 쇼핑몰은 올해 입주한 서비스업 소상공인에 임대료를 최대 13억4900만 위안까지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약 3% 이상에 상당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국유 식품업체 화룬(華潤)그룹 산하 음료기업 이바오(怡寶)는 핑안은행 등과 협력해 산하 대리점에 모두 9억1300만 위안어치 대출을 제공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에 대응하기 위해 국유은행·증권사, 인민은행 등 국유 금융기관과 ​국유담배 전매공사인 중국연초(中國煙草) 등 전문 경영기관의 상납 이윤액 1조6500억 위안(약 316조원)도 재정 부양에 투입하기로 했다.

쑨쉐궁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소 주임은 지난 10일 한 경제 세미나에서 "이는 과거에 잘 쓰지 않던 자금이지만, 올해는 경제 안정을 위해 특별히 가져다 쓰는 소중한 재원(財源)"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85% 떠받치는 중소기업 살리기 '최우선'
중국이 중소기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이들이 중국 고용시장 안정을 떠받치는 핵심 주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1억4000만곳의 중소기업이 중국 전체 고용 창출의 85%를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소기업이 코로나19 피해의 직격탄을 입으며 고용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다. 5월 중국 청년(16~24세) 실업률은 18.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이 매월 데이터를 처음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6일 중국 증권시보가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2분기 중국 고용형세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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