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증시] 예견된 추가하락…코스피 1년 7개월 만에 2500선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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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6-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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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준 자이언트 스텝 확실시되며 투심 위축

  • 개인 기관 반발매수 불구 외국인 연일 순매도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4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탭(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이 깨졌고, 원‧달러 환율은 1300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코스피 1년 7개월 만에 2500선 붕괴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54포인트(-0.46%) 하락한 2492.97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87억원, 194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76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대비 31.55포인트(-1.26%) 내린 2472.96으로 개장한 뒤 약세장 속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나타냈고, 장 후반 들어 개인들이 순매수세로 전환하며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다만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줄지 않으면서 지수는 2500포인트를 밑돌며 부진한 모습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 지수는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며 “장 중 미국 하원이 해상 운송 지연과 관련해 법안을 가결하고 백악관으로 이관됐다는 소식은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미국 시간외 선물 반등에 힘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을 보이면서 경기침체 우려감이 유입됐다”며 “이는 증시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락장은 예견돼 왔다. 전날 뉴욕증시가 연준이 물가 안정화를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에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9% 하락한 3만516.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 급락한 3749.63을, 나스닥 지수는 4.68%가 폭락하며 1만809.23을 각각 기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으로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발표할 수 있다는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증시는 FOMC를 기다리며 여전히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지수 하단을 섣불리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밸류에이션 상 역사적 하단에 도달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 시 지수의 추가적인 레벨 다운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FOMC 자이언트스텝으로 가나
 
시장 참여자들은 6월 FOMC 결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5월 CPI지수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존에 예상돼 왔던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CPI 발표가 모든 이벤트들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FOMC에서의 자이언트 스텝 확률이 6월 93.4%, 7월 77.1%에 달한다”면서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각각의 확률은 3.1%, 0.4%로 사실상 제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분위기상 FOMC에서 50bp 인상으로 결정이 난다면 시장은 우유부단한 연준에 대해 더 실망할 것 같다”면서 “차라리 충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75bp 인상 확률이 90%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달러… 환율 안정 없이는 반등 난색
 
시장을 옥죄는 요소로는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꼽힌다. 미국의 강해진 통화긴축과 경기둔화, 증시 변동성 확대는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어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원(0.19%) 오른 1286.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은 1292.5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1291.5)기록을 갈아치웠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5월 물가지표 서프라이즈 이후, 연준 긴축 강도에 대한 시장 전망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달러화 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졌다”며 “달러인덱스는 105포인트로 20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분기 평균 달러인덱스는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대비로는 12.2%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해외 발생 이익에 부정적이다. 안소은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 문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춘 기업들의 경우 피해갈 수 있다”면서도 “해외 발생 이익의 달러 전환 과정에서의 환손실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는 투자이익과 더불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 1조7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당분간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위험자산 투매 심리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세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며 “FOMC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불확실성 기반 달러 매수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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