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태형 스튜디오 레드 대표, 양질의 시나리오로 글로벌 콘텐츠 확대…K-드라마 한류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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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6-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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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위기를 기회로…IP 개발 재도약

  • 한류1세대 개척자…구본근·박해정 가세

  • '쇼윈도: 여왕의 집' 10%대 깜짝 시청률

  • 창작 뮤지컬 '차미'·웹소설 등 원작 개발

  • 젊은층 겨냥 OTT에 다양한 장르 편성

스튜디오 레드의 이태형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레드 이태형 대표는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왔다. 최지우 주연 '101번째 프러포즈'(2004), 차인표 주연의 '줄라이 모닝'(2005) 등 한국 배우와 시나리오, 자본을 들여 만든 '중국 드라마'로 한류열풍을 일으킨 제작사 '이앤비스타'는 드라마 제작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정부의 벤처기업 인증을 받는 등 승승장구했다. 한한령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한국 작가들이 중국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고 이를 공급하는 형태인 'IP 개발'로 방향을 바꿔 재도약을 꿈꿨다. 특히 한국 작가들이 쓴 질 좋은 대본은 중국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코로나19 확산은 스튜디오 레드도 피해갈 수 없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국내 시장'을 목표로 삼아 회사가 보유한 IP로 '한국 드라마'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고요. 오로지 '해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양질의 시나리오를 보유하고 있었고 최근 드라마계는 지상파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경로가 더 많아졌어요. 이들이 새로운 IP를 찾아 나섰고, 그동안 탄탄하게 작품을 쌓아놓은 덕에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어요. 긴 과정 끝에 처음으로 기획 개발한 한국 드라마가 바로 '쇼윈도: 여왕의 집'이죠."

스튜디오 레드가 시나리오를 기획·개발한 첫 한국 드라마는 송윤아·이성재·전소민·황찬성 주연의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2021)이다. 이 대표는 "'쇼윈도: 여왕의 집' IP를 스튜디오 레드가 기획·개발해 (주)코탑미디어에 매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의 여자인 줄 모르고 불륜을 응원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치정 멜로극. 배우 송윤아가 완벽한 여자 '한선주' 역을, 이성재가 가정과 사랑 모두를 가지려는 이중적 남자 '신명섭' 역을 맡았고, 전소민이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며 그의 아내와 친구가 된 여자 '윤미라' 역, 황찬성이 '한선주'의 이복동생 '한정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스튜디오 레드의 야심작인 '쇼윈도: 여왕의 집'은 뛰어난 작품성과 세련된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10.3%라는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스튜디오 레드가 처음 기획 개발한 한국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사진=스튜디오 레드, 채널A]

"'쇼윈도: 여왕의 집'이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 드라마 제작을 시작하게 됐어요. SBS '올인' '천국의 계단' '프라하의 연인' 등을 기획한 구본근 프로듀서와 공동 대표를 맡고 JTBC '싱포유' MBC '시간' '특별감독관 조장풍' 등을 제작한 박해정 제작 이사를 섭외하며 제작사로서 구성을 갖추게 됐죠. 드라마 제작에 워낙 일가견이 있는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빠른 속도로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죠. 현재 총 8개의 작품을 계약 체결했고 제작 진행 중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드라마 제작을) 10편까지 늘릴 예정이에요. 현재 개발 상태로 보았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 10~12개의 작품을 진행하고 방송할 수 있을 거로 보고 있어요."

한류 1세대 개척자로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는 이태형 대표가 경영을 맡고 SBS 드라마 전성기를 이끌었던 구본근 대표와 풍부한 드라마 제작 경험을 가진 박해정 제작 이사가 콘텐츠 기획 개발에 힘쓰며 스튜디오 레드만의 IP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대표는 스튜디오 레드의 힘은 "묵묵히 다져놓은 시나리오 기획 개발"이라며 현재도 신인 작가·기성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시나리오 덕에 투자 유치 논의도 계속되고 있어 드라마 제작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튜디오 레드의 이태형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앞서 언급한 대로 스튜디오 레드의 차별성은 바로 '양질의 시나리오 보유'다. 젊은 창작자와 베테랑 기획자가 모여 탄탄한 자사 IP를 다량 보유하고 있고 중국 현지 드라마 제작과 드라마·시나리오 수출 등의 경험을 통해 더욱 글로벌해진 드라마 시장 흐름을 읽어낼 수 있었다. 스튜디오 레드의 강점이자 무기인 셈이다.

작가들과 창작 시나리오 개발에 집중해왔던 스튜디오 레드는 최근 연극, 뮤지컬,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드라마화하는 데 눈 돌리고 있다고.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원작 기반 시나리오 개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순수 창작물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다 보니 (순수 창작물과 원작 기반 시나리오 개발에) 균형을 맞춰서 창작하려고 하는 거죠. 드라마 '차미'가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창작 뮤지컬 원작으로 올해 16부작 규모로 드라마 대본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 편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모전 수상작이나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원작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차미' 외에도 소설 두 편을 시나리오화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레드는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와 만난다. 대형병원 법무팀 이야기를 다룬 '데미지', 연애 리얼리티 방송프로 배경의 중년 로맨스 '설렘은 늙지 않는다', 실제 자기 모습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 '부캐'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 '차미', 보이스 피싱 조직을 응징하는 백수 피해자 모임 '딥페이크', 사이코패스의 집요한 데이트 폭력과 피해 여성의 통쾌한 복수극을 담은 '클리커', 여동생 죽음의 진상을 알기 위해 사이버 레카를 쫓던 중 거대 악과 마주하게 되는 기자 이야기를 다룬 '구독-사이버 레카' 등이 현재 지상파·케이블TV·종합편성채널·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채널과 편성을 논의 중이다.

스튜디오 레드의 이태형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다양한 장르 작품으로 시청자와 만날 준비 중이지만 특히 눈에 띄는 건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편성된 장르물들이다. 현재 사회 현상과 문제점들을 담은 작품으로 구성해 젊은 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채널로 편성된 드라마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작품"이라며 시선을 끌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데미지' 등 최근 사회 문제를 반영한 작품으로 벌써 드라마 애호가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는 후문. 베테랑 드라마 제작자답게 드라마 시장의 현 상황과 미래를 훤히 내다본 결과였다.

"향후 10년간 한국 콘텐츠는 더욱 큰 세상으로 나아가게 될 거예요. 이런 흐름에 따라 양질의 IP를 더욱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늘려가야 하는 이유기도 하죠.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까지 늘려가며 과거 경험한 (한국 드라마의) 호시절을 되찾으려고 합니다. 지금의 하루가 한 달, 5년 후의 가치라 여기고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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