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꾼 누구] 대선 연장전…서울·경기 막판 공방·판세 촉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경조 기자
입력 2022-06-01 07: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본투표가 1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됐다. 3·9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은 데다 당시 후보로 등판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완전히 가시지 않은 코로나19 여파로 투표는 오후 6시가 아닌 오후 7시 30분에 종료된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투표용지 총 7장(국회의원 보궐선거 선거구 8장)을 받아 1·2차에 걸쳐 투표하면 된다. 지역 살림을 책임질 일꾼이 누구인지는 빠르면 자정께부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vs 송영길…부동산 공약 서울 표심 가를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7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신림선 도시철도 개통행사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현역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경합한다. 각각 4선 서울시장이란 타이틀과 인천·서울시장 모두 석권이라는 빛나는 이력을 꿈꾸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마지막 유세 장소로 대통령실이 꾸려진 용산을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가 '불통 국정'을 하고 있다는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이곳에서 송 후보는 "질풍 같은 용기를 불러일으켜 이 어려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게 해준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더도 말고 0.73%포인트 차이로 이기자"고 했다. 이 0.73%포인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승을 거두게 된 표차로, 역대 대선에서 보인 최소 격차다.

지원 사격에 나선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폭주하는 신임 대통령을 견제하고 탈선하지 못하도록 잘 끌고 갈 책임 있는 야당이 필요하다"며 "그 책임 있는 야당이 바로 민주당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통과 오만으로 광화문 집무실 약속을 파기하고 용산으로 오면서 국방부를 해체한 '안보 파괴자' 윤 대통령의 나쁜 버릇을 서울시민 여러분이 고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석이 167석인 거대 야당, 민주당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오 후보는 전날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윤 정부가 성공하려면 민주당이 국회 170석으로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지방선거 압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준석 당대표도 거들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갑자기 대통령 탄핵까지 꺼내면서 선거 막바지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며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사실상 대선 불복을 하는 이들을 우리가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분도 남김 없이 투표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외쳤다.

두 서울시장 후보의 성패는 부동산 표심이 가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오점으로 꼽히는 부동산정책 실패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애썼다. 송 후보는 대신 5대 공약 중 하나로 '누구나집'을 내세웠다. 초고가주택을 제외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강남구 구룡마을 공공 재개발과 이에 따른 이익 10조원을 시민 1인당 100만원씩 돌려주는 것 등을 공약했다.

오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정비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다가구 밀집지역의 소규모 재개발 방식인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구룡마을 관련 송 후보의 공약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오 후보는 "아파트가 들어서는 계획이 세워져 주민들이 이주하는 타이밍에 사업 틀거리를 다시 짜서 10조원 이익을 내겠다고 덤비면 그 자체로도 불가능하고, 일이 3~5년 늦어진다"며 "이런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서울시장에 출마한 사람이 공공연히 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권 잠룡 포진한 경기…민주당 기세 이어가나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동연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시와 성남시 사전투표소에서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경기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인 만큼 더 치열했다. 김은혜 국민의힘·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자정 전까지 도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경기도를 대한민국 변화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도민 여러분께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아닌 경기 찬스를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후보는 "저희에게 혹독하겠다. 저희 스스로 철저하게 견제받는 권력이 되겠다"며 "저희에게 주신 부패하지 않은 권력을 여기 계신 모든 수원시민, 경기도민께 두 배로 돌려드리고, 저희가 불편해도 깨끗하고 투명한 도정으로 새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은혜 후보는 배우자 재산 축소 신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KT 취업 청탁 의혹에 이어 불거진 16억원 규모의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 김동연 후보는 "자기 재산도 관리 못하면서 어떻게 경기도 예산을 관리할 것이냐"고 일침했다.

이어 "그저 실수로 빠트렸다는 취지의 두 줄짜리 해명이 경기도민뿐 아니라 온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며 "저는 34년간 한 점 부끄럼 없이 깨끗하고 청렴하게 공직생활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의 경우 이재명 전 지사에 이어 경기도를 운영하게 될 경우 민주당 지방정부 수장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차기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경기 지역 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후보와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게도 이번 선거는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더없이 중요하다.

이 후보의 경우 원내 입성에 성공하면, 당내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면 집권 여당의 3선 중진 의원이 된다. 다만 이 대표와의 관계 개선, 당내 비주류 탈피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