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이어 패션업계도 '아트'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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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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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랜드]

유통업계가 미술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조원으로 커진 미술시장 공략을 위해 미술 사업 전담 조직을 꾸리는가 하면 미술품 경매까지 뛰어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을 비롯한 패션업계도 미술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랜드는 다음달 1층 330㎡, 지하 1층 990㎡ 규모로 지어진 ‘헤이리 갤러리’를 열고 미술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갤러리 콘셉트는 '문화예술 재생'이며 첫 전시는 '지히 작가'전(展)으로 시작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미술품을 판매하고 있다. 에스아이빌리지는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미술품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당시 수천만원이 넘는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 여러 점이 모두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물방울 화가로 불리는 유명 작가 김창열의 오리지널 미술품 '회귀2016'은 공개된 지 1시간도 안 돼 55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고객들이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그림을 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특히 아트비즈니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966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본점에 상설 전시장을 열었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아트스페이스의 경우 100여점의 작품이 매달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했고 업계 최초로 모바일 미술품 경매도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을 추가하며 미술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동탄점, 광주점 등 6개 점포에서 미술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트부산' 기간에 맞춰 자체 아트페어를 개최했는데, 개막 전부터 6만원짜리 VIP 입장권을 모두 팔아치우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롯데백화점 예술사업을 총괄하는 '아트비즈니스실'을 만들고,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를 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더현대서울 등 전국 10여개 점포에서 상설 전시공간인 '갤러리 H'를 열고 예술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아트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신진 작가 지원 전시 사업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 전시 등에 대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8월 목동점, 판교점 등 주요 점포에서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을 위한 전시를 진행하고, 오는 10월에는 목동점 7층에 위치한 실내·외 조경 공간 글라스하우스에서 우수 작가 기획전시 '매니폴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콘텐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컬처사업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롯데홈쇼핑은 유명 작가의 작품 및 문화공연 티켓 판매, 문화 콘텐츠 단독 기획, 미술품 NFT 발행 등 '아트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자사 모바일 앱 ‘롯데홈쇼핑’ 내 문화 예술 전문관인 ‘방구석 컬처관’을 론칭했다. 방구석 컬처관에는 원화, 명화, 아트 상품 등 분야별로 총 100여점의 작품들이 걸렸다. 지난달 13일에는 한상윤 작가의 600만원대 고가 작품을 포함해 원화 6점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아트 비즈니스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시장은 9157억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812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미술품을 통해 재테크를 하거나 미술품으로 재력을 과시하는 행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미술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차별화된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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