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사실상 '손 놓은 금감원', 1~5월 제재 내역 '역대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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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5-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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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금융감독원이 올해 1~5월까지 금융기관의 잘못된 행태를 제재한 건수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조직의 원천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금융권에선 올 상반기에 대통령 선거, 금감원장 교체 등 굵직한 이슈가 겹쳤던 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현재(5월 26일 기준)까지 금융기관을 검사 및 제재한 건수는 단 54건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176건에 비해 무려 3분의1 토막 난 수준이다. 관련 집계가 이뤄진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해당 기간에 총 제재 건수가 100건 밑으로 떨어졌던 건 △2010년 78건 △2019년 77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50건대까지 낮아진 건 최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자산운용사에 대한 제재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업(10건), 보험업(9건), 여신업(8건), 은행업(6건) 등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증권업(5건), 상호금융업(3건), 저축은행업(1건), 전자결제(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금감원이 이처럼 소극적인 검사 활동에 나선 데는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 1~2월 내부 조직 인사를 실시한 뒤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수장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은보 원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차기 금감원장은 아직까지도 하마평만 무성한 상태다.

문제는 그 사이 금융권에서 대형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600억원대 횡령 사고 외에도 1, 2금융권을 불문하고 횡령, 관련 의무 위반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검사는 여전히 더디고, 방식은 사후제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조직의 빠른 수습과 동시에 검사 체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감원이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대한 직원 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또 확인과정에선 반드시 원본을 확인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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