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대 합수단장 "합수단 부활 당연해"..문찬석·김종오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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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5-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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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물음표였던 '다스(DAS)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마침표를 찍은 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 당시 수사를 이끈 팀장은 법률사무소 선능 문찬석 대표변호사다. 그는 검사 시절 금융범죄 수사에 올인(all-in)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문 대표는 지난 19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협업 시스템이 필요한 특화된 분야라 아무리 뛰어난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도 못한다. 이것은 관계기관이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관계기관'은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증권거래소 등을 뜻한다. 문 대표는 초대 증권범죄합수단장을 역임하며 기존의 단편적이고 지엽적이었던 금융 수사를 외부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유기적이고 신속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표는 "합수단 설계자가 저다. 증권범죄합수단이 있고 금감원의 특별조사국,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에 특별심리부, 금융위에 자본시장조사단을 만들었다"며 "이 시스템이 돌아가게 해놓은 게 이전까지의 우리 금융범죄 수사 시스템이고 그 핵심이 합수단"이라고 말했다.
 

문찬석·김종오 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가 지난 19일 법률사무소 선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합수단은 출범 100일 만에 주가 조작 범죄 관련자 125명을 수사해 81명을 입건하고, 188억여 원을 환수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대표적으로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과 펀드매니저들의 불법행위 등을 적발한 것이다. 문 대표는 2016년엔 검찰 내 시세조종 분야 첫 1급 공인전문검사(블랙벨트)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부활한 합수단에 대해 "당연히 부활해야 한다"며 "합수단 폐지는 금융범죄 수사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대표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일단 합수단은 과거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검수완박 법안 시행까지) 지금 유예기간이 1년 정도인데 그때까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도 '야 이거 법안이 잘못된 거 아니냐' 하는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표와 함께 선능을 이끌고 있는 김종오 대표변호사는 기업을 가장 두렵게 하는 조세와 공정거래 분야에서 독보적 전문성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초 검찰 직제개편으로 사라진 조세범죄조사부 '마지막 부장'이다. 당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건과 상상인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등을 수사해 성과를 냈다. 공정거래위원회로 파견을 나간 후 공정거래 분야에서도 인정을 받아 2016년 공정거래 분야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 또한 관계기관과 협력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기업의 조세포탈 의혹이 발견되면 국세청과 잦은 스킨십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그는 "국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세금 부과액이 늘어나고 조세 포탈 액수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조세 포탈이 생기면 국세청은 세금을 무겁게 징수하고 검찰은 조세포탈죄로 처벌해야 해서 유기적인 협조와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서가 폐지돼 현재 국세청과 검찰 사이에 협조가 안 돼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문찬석·김종오 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가 지난 19일 법률사무소 선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00년대엔 검찰 내 부서 선호도 1위인 금융조세조사부가 있을 정도로 금융·증권범죄와 조세범죄는 유기적인 관계다. 선능을 이끄는 두 대표는 각자 전문 분야를 최대한으로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문 대표는 "기업 사건이라는 게 결국은 금융이 움직이는 것이다. 조세, 공정거래, 그리고 증권, 이게 돈"이라며 "풍부한 기업 수사 경험이 있고 또 특화돼 있어서 협업을 하고 있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선한 능력'을 뜻하는 선능 변호사들은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뭉쳤다. 사회정의를 추구해야 일할 맛이 난다는 게 이들의 소신이다. 선능에는 공정위 심판관리관과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김은미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옥지훈 변호사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선능은 의뢰인에게 착한 변호사가 되고, 착할 뿐만 아니라 능력도 있는 변호사가 되자는 뜻"이라며 "마음이 맞는 각 분야 실력자들이 법조인로서 철학을 공유하고 같이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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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오변호사님 팬이에요.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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