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어려운 中6·18쇼핑데이? 코로나 봉쇄 속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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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5-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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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군제와 더불어 징둥 최대 쇼핑행사

  • 올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열린 첫 행사

  • 할인 혜택·쿠폰 제공...배송 준비 총력전

  • 경기 둔화에 소비 심리 되살리기 역부족

징둥 [사진=바이두 갈무리]

#한국에 사는 리(李)모씨는 올해 6·18쇼핑데이 기간에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년과 비교해서 할인율도 그렇게 큰 편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자 '랜선 효도'하겠다며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고 '광클(미친 듯이 클릭한다는 의미)'했었다. 

#평소 온라인 쇼핑을 좋아하는 중국인 슝(熊)모씨도 올해 6·18쇼핑데이는 건너뛸 생각이라고 했다. 6·18쇼핑데이 기간 할인폭이 크지만 택배를 기다릴 자신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슝모씨는 현재 상하이에 거주 중이다. 그가 사는 동네가 줄곧 '봉쇄·통제 관리 구역'이었다가 최근에서야 코로나19 의심, 확진 사례가 1건도 없는 '방어구역'으로 완화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택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로 19번째를 맞이하는 6·18쇼핑데이는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京東)그룹 창립일인 6월 18일 전후로 열리는 징둥의 최대 쇼핑 행사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알리바바가 매년 11월 11일 개최하는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와 함께 중국 대표 쇼핑 행사로 꼽힌다. 올해 6·18쇼핑데이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열린 첫 쇼핑 행사인 만큼 주목을 끌고 있다. 
◆"고객 잡아라" 징둥 6·18쇼핑데이 개막

징둥의 6·18쇼핑데이가 지난 23일 저녁 8시(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6·18쇼핑데이를 앞두고 알리바바, 징둥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은 '편의성'과 '더 좋은 혜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징둥은 쿠폰 발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기존처럼 쿠폰을 수령할 필요 없이 전체 구매액이 299위안에 달하면 자동으로 50위안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고 웨이핀후이(唯品會)는 여러 개를 사지 않고 하나만 사도 쿠폰을 쓸 수 있도록 했다. 타오바오와 핀둬둬 역시 300위안을 쓰면 50위안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발급했다. 앞서 지난해엔 전자상거래업체들은 200위안 구매시 30위안을 할인해줬었다. 

가장 중요한 배송 문제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썼다. 징둥은 촘촘한 물류망을 적극 활용해 200개가 넘는 도시의 소비자가 빠르게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둥은 2021년에 비해 물류 창고의 물품 적재 물량도 2.5배 늘리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징둥, 티몰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은 플랫폼에 입점된 판매업체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원책을 적극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징둥은 플랫폼 사용료 즉각 반환과 더불어, 보증금 인하, 기술 서비스 비용 반환 등의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티몰 역시 지원책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줘 소비 회복에 열을 올리기로 했다. 

징둥이 발표한 2021년 6·18 쇼핑데이 누적 거래액[사진=징둥]

◆올해 6·18쇼핑데이, 소비 진작하긴 어려울 듯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영업 피해를 본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6·18쇼핑데이를 통해 실적 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18쇼핑데이 기간 징둥의 경우 누적 거래액이 3438억 위안(약 65조원)으로 2020년 거래액 2692억 위안을 훌쩍 웃돌았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 6·18쇼핑데이는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징둥,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업체가 많은 혜택 보따리를 준비했지만, 가뜩이나 경기 둔화, 제로 코로나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중국 내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왔던 상하이에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중국 전역에서 창궐한 코로나19와 제로 코로나 정책 충격으로 중국인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중국 실물경제 지표 가운데에서도 소비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중국 소비 지표는 일제히 감소세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앞서 한 자릿수 증가폭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에서 크게 악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초기였던 2020년 7월(-1.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전달(-3.5%)은 물론, 예상치(-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우한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2020년 3월(-15.8%) 이후 최대 낙폭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확산세가 꺾여도 소비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최근 추세를 보면 보복 소비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복 소비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경기 회복세 속 보상 심리 차원으로 급증하는 걸 말한다. 

최근 징린보 중국 사회과학원 평가연구원 원장은 한 토론회에서 "코로나19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유통소비연구소의 둥차오 소장도 "코로나19 유행이 2년 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벌어져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주민들의 소비 행태가 매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신중한 소비 심리가 사람들 사이에 확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6·18쇼핑데이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점도 문제다. 소비 촉진을 위해 온라인 쇼핑몰마다 연중 할인행사를 하고 게다가 라이브방송(라방)까지 보급되면서 6·18쇼핑데이 등 대규모 쇼핑 행사가 더 이상 예전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역대 가장 어려운 6·18'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상하이시가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사회·경제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18쇼핑데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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