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성이 인정되면, 투자자 보호...인정 되지 않으면 보호 방법 없어"

  • "기존 사업자는 규제 샌드박스, 신규 사업자는 고심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뮤직카우'가 발행한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증권으로 인정하면서 '신규 투자 형태'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증권성 판단이 되지 않은 신종 조각 투자나 분할 투자 사업에 진입하는 건 아직 위험이 따른다고 조언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각투자'는 고가의 자산을 지분형태로 분할해 이를 투자 거래하는 신종 투자형태를 지칭한다. 조각투자는 자신이 실제 투자 대상의 소유권을 갖는 게 아닌 터라 회사가 망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증권성 판단과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투자자 보호에 나선 것이다. 
 
"가이드라인만 발표됐을 뿐···투자자 보호 방법 아직 없어"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이 아닌 '저작권료 청구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분할·매각하는 사업 형태를 취한다. 금융위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조각 투자 등 신종 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증권성을 소유권을 쪼개서 갖는 경우와 수익청구권을 쪼개 갖는 경우로 나눠서 판단하고 있다. 즉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실제 소유권을 쪼개어 지분 형태로 파는 것은 증권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성이 인정되면 현행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는다. 먼저 금융투자업으로서 인가 또는 등록을 받아야 한다. 50명 이상 다수에게 투자금을 모집할 때는 금융위 심사를 받고, 모집 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 '증권 신고서', 10억원 미만일 때는 '소액 공모 공시 서류'를 내야 한다.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설명서도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조각 투자가 신규 투자 상품으로 인정되고 당국이 가이드라인까지 내놨지만 투자자 보호는 미비하다. 손수정 변호사(디케이엘 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증권성이 인정되면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생긴다"면서도 "아직 금융당국의 증권성 판단을 받지 않은 조각 투자 플랫폼 사업자가 증권성을 부인하고 사업을 계속하면 현재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조각 투자 상품을 이용했다가 해당 사업자가 문을 닫으면 오롯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김시목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법적으로 사용 허가를 받거나 규제 샌드박스 등 인정받은 상품은 문제가 덜하다"면서도 "당국에서도 소비자에게 해당 사업자가 허가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자는 규제 샌드박스, 신규 사업자는 사업성 판단 고심"
당국의 제재로 사업자들은 모호한 위치에 놓였다. 증권성을 인정해 자본시장법 규제를 따른다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거나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자본시장법 규제를 따르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 사업 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신규 사업으로 조각 투자 사업을 고려할 때, 자본시장법 규제를 따를 때 비용과 조각 투자 사업성을 비교해 증권성이 없는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하는 게 맞는다면 증권성이 없도록 사업 설계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물자산 등에 대한 지분 소유권을 가진다 하더라도 플랫폼에서 공유 자산인 실물자산을 처분하는 방법에 따라 증권성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플랫폼 약관에 플랫폼 사업자만 그 공유 자산을 단독으로 처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증권성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 기준인 '하위 테스트(Howey test)' 중 '타인의 사업 결과에 따라 손익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 증권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유 자산을 지분 소유권자들이 공동으로 의사 결정해 처분하도록 돼 있다면 증권성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기존 사업자들은 '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성이 인정되는 금융 서비스에 대해 예외적·한시적으로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투자자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뒤 개선을 검토하는 제도다. 

손 변호사는 "증권성이 인정되면 자본시장법 규제가 적용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야 하고 금융위 심사나 증권신고서 제출 등 각종 규제를 지켜야 한다"며 "기존 사업자들이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 기간 동안 법적 재정비를 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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