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본회의에서 노동자 대표가 공공기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노동이사제)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노동계와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입법적으로도 아직 불완전한 부분이 남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의 의미와 과제'를 다뤘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장점으로는 노동자 특유의 지식과 경험을 살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반면 경영권을 침해하고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짙다.
 
◆서울·경기·광주 등에서 노동이사제 운용 중
지난 1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오는 7월부터는 노동자 대표가 기업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공운법 개정안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노동자 대표가 추천하거나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얻은 비상임이사 1명을 반드시 이사회에 두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도입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제고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노동이사제가 도입·운용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서울특별시가 선제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후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참고해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현재 서울과 광주, 인천, 경남, 경기도, 울산 등에서 노동이사제를 운용 중이다.

서울 소재 지방공기업 중에서는 2020년 6월 기준 서울교통공사, 서울도시주택공사 등 5개에 근로자이사제가 도입돼 있다. 대체로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 이사회 내에 적극적으로 개진돼 기관 내 의사소통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이사제 시행 앞두고 노동계·재계 대립각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노동계와 재계는 각을 세우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이후 이사회 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악에는 노동이사제로 인해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감소하며 국내 기업이 해외로 모두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경영계 역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효율적인 경영을 저해하고, 공공기관 이사회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노동이사제 시행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우선 노동자들이 기관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기관의 운영이나 경영진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또 부적격자가 임명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으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대표가 실무적인 관점에서 공공기관의 운영 방향과 관련한 근로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경우 공공기관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노동조합과 노동이사의 역할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고, 노동이사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노동이사 역할까지 수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노동이사에게 정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거나 실무적인 단계에서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고 이사회는 이를 형식적으로 의결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근로자대표의 추천' 이외에 전문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미흡해 부적격자가 비상임이사로 임명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을 이사회에 포함할 경우도 문제다. 이 경우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이 아닌 해당 노동조합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공기관의 운영 방향이 결정되는 등 공공기관 이사회의 중립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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