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서 명품 산 뒤 도난 신고…여행자보험 보험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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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5-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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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여행자보험 보험사기 혐의자 20명 적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 구역에서 이용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뒤 허위로 휴대품을 도난당했다거나, 보험금을 중복 청구한 20명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유동 인구가 급작스럽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해외여행 시 격리 등 제한이 사라지면서 여행자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어 관련 보험사기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행 중 휴대품 도난‧파손을 사유로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여행자보험 사기 혐의자 20명을 확인했다. 이들이 부당하게 수령한 보험금은 총 191건, 1억2000만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적발된 여행자보험 관련 사기 혐의자를 수사 의뢰하고,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사고발생 건수와 보험금 수령금액이 과도한 사고다발자 등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한 후, 보험금 청구서류 등을 분석해 혐의자를 색출했다. 이들은 서류조작과 피해물 끼워넣기와 동일 물품 허위‧중복 청구 등을 진행했다.

주요 보험사기 수법을 살펴보면 전손·도난된 휴대품에 대한 허위 청구가 있다. 혐의자들은 매 여행 때마다 서로 다른 보험회사와 여행자보험 계약을 체결한 후 전손 또는 도난을 이유로 보험금을 수령했던 휴대품에 대해 보험금을 다시 청구했다. 일부 혐의자들은 보험금 청구 시 견적서를 조작하거나, 발행일자 등이 누락된 불완전한 영수증 등을 제출했다. 또한 면세점에서 구입한 가방과 지갑 등 고가물품을 도난당했다고 보험금을 수령한 후 중고거래사이트에 판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가족관계를 이용한 허위 청구도 적발됐다. 혐의자들은 보험회사가 휴대품의 실소유자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사고내용을 조작하고 보험금 편취했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 다른 보험사와 여행자보험 계약을 체결한 후 동일한 휴대품에 대해 보험금을 각각 청구하거나, 다른 가족이 이전 여행에서 보험금을 수령했던 도난·전손된 휴대품에 대해 다시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어 단체보험 등 다수 보험을 이용한 중복 청구도 적발됐다. 이들은 손해액 이상의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다수 보험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동일 휴대품에 대해 보험금을 중복해 청구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개인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은 후 이를 고지하지 않고, 단체보험에서 보험금을 다시 청구했다.

이처럼 최근 여행자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로 여행자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보험사의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화재와 악사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의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의 지난달 기준 해외 여행자보험 계약 건수는 1만1969건으로 지난 2월(6146건)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관련 신계약 건수가 1만2676건(해외 1만639건, 국내 2037건)에 달해 전월(8267건) 대비 약 35% 증가했다. 악사손보 역시 지난달 28일까지 올해 판매한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00%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행자보험 관련 보험사기는 편취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중대한 범죄임을 알지 못하고 보험사기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크다"며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등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는 만큼, 관련 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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