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연이은 자회사 상장에 사업지주사로 전환···주주가치 희석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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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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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삼호重·현대엔솔 등과 매출 합작

  • 작년 매출액 15.4조 중 1958억에 불과

  • 마지막 비상장사 현대삼호重까지 IPO

  • 신사업 진출 통해 소액주주 피해 예방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신사업에 진출해 사업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2019년 출범 이후 4년 동안 사실상 순수지주사로 계열사 사업 관리 등을 목표로 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이는 자회사들이 연이어 상장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해법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계열사들이 전부 상장을 마무리하더라도 사업지주사로 일정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면 주주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조선 기자재 등을 중심으로 자체 신사업 확보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진행한 올해 1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자체 신사업을 육성해 별도기준 매출액으로 5년 내 5000억원, 중장기적으로 1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외부에 공개했다.

신사업의 핵심은 고부가가치 기자재와 미래 선박의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품 생산은 외부 기자재 회사들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설비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한국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한국조선해양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유망한 신사업 분야의 핵심 기술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한국조선해양의 사업전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9년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은 설계 등 일부 자체 사업을 수행했으나 규모가 미미해 사실상 순수지주사처럼 운영돼 왔다. 
 

[사진=각 사]

실제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매출액을 살펴보면 연결기준으로는 15조4934억원에 이르나 별도기준으로는 1958억원으로 1.2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자회사가 총 15조원 넘는 매출액을 합작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형 자회사가 조만간 모두 상장돼 별도로 주식시장에서 평가받게 된다는 점이다. 유일한 비상장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늦어도 내년에는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017년 IMM프라이빗에쿼티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5.15%를 대가로 4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IPO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1983년)과 현대에너지솔루션(2017년), 현대중공업(2021년) 등은 이미 상장돼 있음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주요 자회사가 모두 상장을 마치는 셈이다.

최근 한국조선해양 소액 주주들은 이 같은 자회사 상장에 극심하게 반발해왔다.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가 모두 별도로 상장하게 되면 한국조선해양의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도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한국조선해양의 사업지주사 전환을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 고위 관계자는 콘퍼런스 콜에서 "자회사 상장 시 우려되는 주식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기자재 관련 핵심 기술 투자로 자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 미래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지분 투자를 진행해 기존 지주회사로서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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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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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에 5천억? 발표를 차라리 안했으면 희망회로라도 돌려보는건데... 이게 주가 부양인지 대놓고 밟아 죽이겠다는건지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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