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스토리] 엔데믹에 호황 끝날라... 마케팅 팔 걷은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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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5-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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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침대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침대 없는 매장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외부 전경. [사진=시몬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구업계가 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2년여간 이어온 상승세가 꺾이지 않도록 대응한다는 취지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소매 판매액은 2020년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11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통계청은 국내 생활 가구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일상회복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이에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새롭게 짜는가 하면 신규 사업 진출이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대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리빙 테크 VS 토털 인테리어… 가구 ‘빅2’ 사업 확장 본격화
업계 1위 한샘은 최근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출 4조원을 목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공 프로세스 혁신 △고객경험 혁신 △운영 효율 극대화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 등 5개 중점 사업을 추진한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지난 4월 15일 증권사를 대상으로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이 같은 중장기 경영전략을 직접 발표했다. 지난 1월 초 IMM프라이빗에쿼티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한샘이 내놓은 첫 경영 청사진이다.
 
핵심은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리빙 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이다. 그동안 쌓아온 설계‧물류‧시공‧유통 경쟁력을 바탕으로 IT 기술을 더해 기업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해외 사업자들과 손을 잡는 등의 구상을 짰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한샘은 전통적인 제조‧유통업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리빙 테크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홈리모델링 부문 매출 2조원을 포함한 전사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토털 인테리어 사업에 가속도를 낸다. 지난 2월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를 선보인 뒤 공격적으로 영업망을 확충하는 중이다. 리바트 집테리어는 주방가구·욕실·창호·바닥재·벽지 등 전 분야 인테리어 대한 상담부터 공간 컨설팅·구매·시공·사후관리(A/S)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브랜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가정용 가구 전시장을 리바트 집테리어 플래그십 스토어(체험 매장)인 ‘리바트토탈 강남’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외에도 올 연말까지 백화점과 주요 지역 상권에 14개 직영 매장을 열고, 대리점은 현재 150여곳에서 총 30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글로벌 온라인 매트리스 1위 지누스와 함께 시장 확장에도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지누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 내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등 가구‧건자재‧인테리어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오프라인 매장 문 활짝 연다… ‘핫플레이스’로 소비자 유인
업계 전반에선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하는 중이다. 단순 가구 전시 매장이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와 기술을 알리고 다양한 체험 요소를 넣은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자사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공간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경험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팝업스토어 열풍을 이끄는 건 시몬스침대다. 시몬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그로서리 스토어(식료품점)’를 열었다. 매장에선 침대 대신 각종 굿즈와 햄버거 등을 판매한다.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운영하는 매장이다.
 
시몬스는 2018년 9월부터 경기도 이천에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6~9월엔 부산에서 그로서리 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두 공간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유명세를 타며 방문 고객들의 긴 대기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씰리침대가 서울 성수동에 운영 중인 ‘씰리 매트리스 팩토리’ 내부 포토존. [사진=씰리침대]

씰리침대는 지난달부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팝업 매장 ‘씰리 매트리스 팩토리’ 운영을 시작하며 소비자 접점 강화에 나섰다. 매장은 1881년 미국 텍사스주 씰리 마을에 세워진 씰리침대의 초창기 매트리스 공장을 모티브로 했으며, 내부에는 창립자 다니엘 헤인즈의 이야기를 시각적 요소로 풀어냈다.
 
팝업 매장은 쇼룸과 포토존, 체험존 등으로 구성됐다. 차별화된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브랜드의 차별화된 가치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같이 매장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도 지난달부터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새삶스럽게 팝업’을 오픈했다. 2022 회계연도 브랜드 캠페인 ‘새삶스럽게’의 일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번 팝업을 마련했다. 매장에서는 △커뮤니티 △공간 △일 △미래의 집 등 4가지 주제를 체험형 전시로 선보인다.
 
신세계까사는 미술 대중화 브랜드 ‘위아트’와 손잡고 까사미아 압구정점에 미술품 전시 및 판매 공간인 ‘퍼니처 아트 갤러리’를 열었다. MZ세대를 주축으로 미술품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예술작품을 집에 두고 즐기는 ‘아트 인테리어’ 수요를 발 빠르게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매장에서는 200여점에 달하는 위아트 대표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며 전문 큐레이터의 1대1 아트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세계까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가구와 미술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까사는 미술 대중화 브랜드 위아트와 손잡고 까사미아 압구정점에 위아트 갤러리를 오픈했다. [사진=신세계까사]


 
 
리오프닝에 가구 소비 꺾일까… 할인행사 봇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여행‧공연‧패션 등 그동안 비대면 확산으로 위축됐던 분야의 소비가 증가하는 반면, 코로나19 수혜업종인 가구 소비는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리바트는 오는 31일까지 유아동 가구 전문 브랜드 ‘리바트 키즈’ 주요 시리즈 인기 제품 72종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는 ‘어린이날 선물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리바트 키즈 시리즈는 3세부터 7세까지 사용하는 유아용 가구인 △뚜뚜 △꼼므 △프렌즈 아이 △톨키즈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겨냥한 학생용 가구인 △로넌 △꼼므주니어 등 총 6개다.
 
신세계까사는 오는 19일까지 ‘투게더 어게인’ 행사를 열고 인기 가구와 소품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프리미엄 가구 컬렉션인 ‘디자이너스 컬렉션’과 까사미아가 엄선해 선보이는 해외 가구 컬렉션인 ‘까사미아 셀렉트’도 특별 할인가에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엔데믹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전시 매장을 재단장하거나 팝업스토어 매장을 새롭게 열며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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