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끝없는 충돌...尹 측 "권위적인 독재자, 예의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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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2-04-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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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주목...여론조사 긍정평가 文 45%, 尹 43%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등 국민청원 답변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민청원에 직접 답변하는 것은 지난 4주년 특별답변(2021.8.19.) 이후 두 번째이며, 287번째 청원 답변이다. [사진=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신구 권력 충돌음이 여전히 거세다. 양측은 대선 직후부터 첫 회동 일정 조율문제, 대통령 인사권 행사 문제, 집무실 용산 이전 비용 승인 문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등을 두고 각을 세워왔다.
 
여야의 정권교체인 만큼 인수인계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는 것은 다소 어쩔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정면 충돌을 피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 힘을 얻는다.
 
◆文 "청와대 이전 강행 의문‧모순" vs 尹 측 "권위적인 독재자, 예의 지켜라"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가 공개한 마지막 국민청원 답변에 출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에 대해 "많은 비용을 들여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한다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작심 발언을 내놨다.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며 윤 당선인의 태도를 직격했다.
 
청와대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답변 대기 중인 7개의 청원에 대해 일괄적으로 문 대통령이 답하기로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직접 답변자로 나서 윤 당선인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내놓은 것 자체가 작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 윤 당선인 측 청와대이전 테스크포스(TF)는 입장문을 내고 과거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상징'이라고 언급한 것을 인용해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마지막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국민께 예의를 지키기 바란다"며 "지난 5년간 이어진 권위적인 독재를 엄중히 심판하신 국민께 대한 예의"라고 받아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29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 시장을 방문,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vs 安 "무슨 근거로? 功돌리기냐"
 
신구 권력의 갈등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에도 이어진다. 정부는 인수위 측의 만류에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를 발표했고, 인수위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다음 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50명 이상 참석하는 집회, 행사, 공연, 스포츠경기장 등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당분간 유지된다.
 
그러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이상,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왔다"며 "어떤 근거로 마스크 실외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건지 과학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의 실적으로 마스크 해제를 하겠다고 발표한 건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오히려 현 정부에 (일상 회복의) 공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실외 마스크에 대한 조치는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할 때 2주 정도 방역 상황을 보고 해제 여부를 결정드린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다들 공감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단 시기나 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코로나 극복'과 '일상 회복'의 상징인 야외 마스크 해제를 서로 자신의 임기에 발표하기 위해 기싸움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수위 측에선 윤 당선인 취임 이후인 5월 하순 정도를 해제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文 지지율 45%, 尹 긍정평가 43%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5%,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9%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 대비 긍정 반응은 1%포인트 상승, 부정 반응은 1%포인트 하락했다. 6%는 의견을 유보했고 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3%다.
 
윤 당선인이 현재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잘하고 있다'는 43%에 그쳤고, '잘 못하고 있다'가 44%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 결과와 비교해 긍정평가는 1%포인트 올랐고 부정평가는 1%포인트 하락했다.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통상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지지율이 '기대심리'와 '허니문 효과' 등에 힘입어 70~80%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례해 임기를 마무리하는 대통령은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국 지금의 여론 추이는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과 총리 후보자 및 장관 후보자 인선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커지고, 그에 대한 반사효과를 문 대통령이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여론이 6월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10% 포함)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4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규정빌딩 옥외광고판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응원 광고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모금을 주도한 이 광고는 광화문 적선현대빌딩과 강남 규정빌딩에 각각 다음 달 27일, 12일까지 게재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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