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가치평가 허위 보고서 작성 삼덕 회계사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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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4-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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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진-어피너티 2심 결과 영향 불가피…교보vsFI 갈등 새국면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 풋옵션 가치 평가 시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인 의뢰인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허위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삼덕회계법인(이하 삼덕) 소속 회계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에 따라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피너티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2심 판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26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덕 소속 회계사 A씨에 대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양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청탁을 받고 위임인이 제공한 가치평가 결과를 자신이 공정하게 수행한 업무인 것처럼 포장했다"며 A회계사의 보고서에 '허위 기재'가 있다고 판단하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교보생명의 FI인 어펄마캐피털(이하 어펄마)로부터 전달받은 안진회계법인의 교보생명 풋옵션 가치평가 보고서를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꾸민 A씨를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풋옵션은 특정한 기초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특정한 시점 등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재판부는 또 삼덕회계법인의 보고서에 대해 "제공받은 결과 값이 과거 10년간 생명보험회사의 주가 추이에서 크게 벗어났음은 물론, 다른 회계법인의 가치평가 결과와 현저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며 결과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가치평가가 공인회계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가 아니며, 결과 값이 안진회계법인 보고서와 같았을 뿐 베끼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이날 판결이 비슷한 사안을 다룬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와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의 공인회계사법 위반사건 2심 결과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교보생명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판결에 대해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지 않은 회계법인의 위법행위가 근절되고 사모펀드와 회계법인 간 부적절한 관행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며 "삼덕회계법인 회계사에 대한 유죄 판결로 무죄가 선고된 안진 회계사 2심 재판 결과도 향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안진 회계사와 어피너티 임원이 서로 짜고 풋옵션 가치를 부풀려 평가한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회계사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두 회계법인에 평가를 각각 의뢰한 어피너티와 어펄마는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주주 간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신 회장은 2007∼2017년에 코세어캐피탈, 어펄마, 어피너티컨소시엄, 온타리오주 교직원연금펀드 등과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어피너티와 어펄마는 기업공개(IPO)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신 회장 측은 풋옵션 행사가 무효라고 반발하며 분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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