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년 AI 반도체 3종 선보이는 SK 사피온...3년 뒤 'HBM3'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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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4-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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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실행+학습 처리능력 3배↑ 목표...2025년 SK하이닉스 HBM3 적용

  • IDC용 이어 차량용 AI 반도체도 개발, TDP 절반 목표

[사진=사피온]

SK텔레콤(SKT)·SK하이닉스·SK스퀘어 등으로 구성된 SK ICT 연합이 설립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이 내년 3종의 신형 AI 반도체를 선보이고 2025년에는 SK하이닉스와 협력한 첫 결과물을 출시한다는 계획안을 내놨다.

22일 계획안에 따르면 사피온의 AI 반도체 사업은 데이터센터와 차량용 등 두 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사피온은 내년 △사피온X330 △사피온X340 △사피온X350 등 3종의 AI 반도체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모델은 동일한 반도체 코어를 탑재하지만,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안, 미디어, 스마트팩토리 등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해 제품 크기와 구조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사피온X300 시리즈는 전작 '사피온X220'이 AI 모델 추론(실행)만 가능한 것과 달리 AI 모델 학습도 지원한다. 구글의 AI 반도체 'TPU(텐서플로유닛)'가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면서 추론에서 추론·학습을 모두 지원하도록 강화된 것과 같은 행보다. 이 점에서 사피온과 구글의 AI 반도체 기술력에는 현재 약 3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사피온은 오는 2025년 모회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와 협력한 첫 결과물인 '사피온X430'을 선보인다. 사피온X430은 더 강화된 AI 추론·학습 성능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개발한 차세대 적층형 메모리 'HBM3'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메모리 코어를 집적함으로써 AI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량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코어 설계뿐만 아니라 메모리 생산까지 가능한 SK ICT 연합의 일원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GDDR6 메모리 대신 HBM3를 선택한 이유는 제품 크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피온은 이러한 행보를 통해 자사 차세대 AI 반도체의 성능을 300 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로 전작보다 3배 이상 향상하면서 전력소모량(TDP)을 70W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운영할 수 있는 AI 모델의 규모도 500MB급에서 10GB급으로 20배 확대한다.

차량용 AI 반도체의 경우 데이터센터에 맞게 설계된 기존 사피온 모델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차량에 맞게 제품 크기(다이 사이즈)와 전력 소모를 줄여서(로우 파워 서킷 구조화) 선보인다. 이를 통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실행함으로써 2030년 6565억달러(약 814조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테슬라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차량 제조사들이 AI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계획이 없는 점도 사피온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량용 사피온의 성능 목표는 200 TOPS의 처리능력과 40W의 전력소모량으로 알려졌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 [사진=사피온]

◆첫 AI 반도체도 애플보다 8배 우수

사피온은 지난 2020년 첫 AI 반도체 사피온X220을 시장에 선보였다. 사피온X220은 기존 GPU보다 AI 연산속도는 1.5배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80% 수준에 불과해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GPU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SKT, NHN 등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사피온X220은 코어당 평균 87, 최대 100 TOPS의 성능을 낸다. 비슷한 시기(2020년 10월)에 공개된 애플의 AI 반도체 'A14 바이오닉'이 11TOPS의 성능을 갖춘 점을 고려하면 AI 실행 능력이 8배 이상 우수하다. 

또 AI의 이미지 분류 척도인 리즈넷50 기준 1초당 6700장의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다. 기존 GPU보다 월등히 빠른 처리 속도다. SKT는 이러한 성능을 토대로 낡은 이미지와 영상을 고해상도로 복원하는 '슈퍼노바'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었다. 전력소모량(TDP)은 65W로, 경쟁 모델인 엔비디아 테슬라 V100이 150~250W를 소모하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대 성능비가 최대 4배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피온 X220 [사진=사피온]

◆중견 클라우드·기업 공략...SDK 공개로 활용처↑

사피온을 포함한 SK ICT 연합은 빅테크가 자사가 개발한  AI 반도체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는 것에서 글로벌 사업 기회를 찾는다.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할 역량과 비용이 있는 클라우드 빅3(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클라우드)와 달리 중견 클라우드 업체와 일반 기업은 AI 반도체를 외부에서 수급할 수밖에 없다. 해당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더 저렴하고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에 사피온은 전 세계 클라우드 업체와 기업에 다양한 AI 반도체를 공급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피온 관계자는 "사피온은 AI 반도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발자가 AI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도 함께 만들고 있다"며 "올해 말 관련 SDK가 공개되면 영상처리(컴퓨터 비전)뿐만 아니라 다른 AI 영역(자연어 처리, 딥러닝)으로 사피온의 활용도가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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