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질금리 플러스 목전…"위험자산 자금 유출 가속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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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4-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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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질 금리가 2020년 3월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지난달초 이후 1%p(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19일(이하 현지시간) 10년물 국채 실질익률은 마이너스 0.04%까지 올랐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보다 국채의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거는 것이 미국의 실질 금리를 밀어올렸다. 연준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들이 연준 내부에서 나오고 있고,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0.75%p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움직임은 주식과 고금리 회사채 상승을 이끌어왔던 유동성의 힘을 빼면서 위험자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UBS 최고투자임원은 "연준은 유동성을 고갈시킬 것"이라면서 "연준이 시장이 유동성을 추가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위험자산이지만, 연준이 반대 방향으로 가고 후퇴할 때 역풍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2020년 미국 국채의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효과를 고려할 때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자산 투자에 몰려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주와 하이일드 회사채 등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실질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주식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실질수익률 상승 등으로 올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올해 들어 7%가 하락했다. 실질금리의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정크본드는 6.3%하락했다. 

실질금리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뒤에도 자금조달 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유동성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질금리가 상승한 것은 시장은 연준이 물가를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전략가인 이안 린겐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과 의지에 대해 상당한 믿음이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적절하게 대응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느냐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필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는 안도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질수익률 상승은 또한 연준이 향후 긴축을 이어가면서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빨라진 움직임을 감안할 때 얼마나 더 실질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상황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다만 실질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경우 채권, 국채 보유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국채수익률 상승세도 둔화할 수 있다.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한 국채 수익률 역시 덩달아 오를 것이어서 실질수익률은 상승세를 타더라도 상승폭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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