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사상최대 이익에도 기부금은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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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4-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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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사 기부총액 372억원…영업이익의 0.41%

  •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투 오히려 줄어

  • "조단위 이익 자랑하며 말로말 ESG 강조" 지적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사회적 배려는 뒷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 금액을 반 토막 수준으로 줄인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기부액이 전체 영업이익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증권사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8개 증권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의 기부금 총액은 371억9600만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0.13%(62억3400만원)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이들 8개 증권사 전체 영업이익인 8조9668억원 대비 0.41%에 불과한 수치다.
 
증권사별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공시한 기업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해 100억8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KB증권이 70억64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키움증권(59억8600만원), 하나금융투자(57억1800만원), 미래에셋증권(28억1600만원), 신한금융투자(21억4800만원), 삼성증권(20억6700만원), 한국투자증권(13억1200만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기부금이 증가한 증권사는 8개 중 5개였다. NH투자증권은 전년(51억9600만원)에 비해 48억8900만원(94.09%) 늘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고, 하나융금투자가 20억6400만원(56.49%) 늘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20억5600만원, 52.32%), KB증권(11억4600만원, 19.36%), 미래에셋증권(9억원, 3.3%)이 늘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각계각층에 대한 지원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금전적 지원 외에도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안으로 지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부금이 줄어든 증권사는 3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26억8700만원)에 비해 13억7500만원(-51.17%) 줄어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이어 삼성증권(15억9200만원, -43.51%), 신한금융투자(10억4400만원, -32.71%) 등이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도 기부액 비율은 영업이익 대비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증권사들이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운 것과 달리 이 같은 행보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공시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66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기부금 비중은 영업이익 대비 0.77%에 불과하다. KB증권은 영업이익 8212억원 중 0.86%를 기부했으며 다음으로 하나금투(9489억원, 0.6%), 키움증권(1조2088억원, 0.5%), 신한금융투자(5856억원, 0.37%), 미래에셋증권(1조4858억원, 0.19%), 삼성증권(1조3110억원, 0.16%), 한국투자증권(1조2889억원, 0.1%) 순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직접 지원이 아닌 재단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어 숫자가 잡히지 않을 수가 있다”면서 “다른 증권사들 역시 기부금 액수를 줄였다기보다 코로나19 환경에 따른 자원봉사 등이 위축된 만큼 액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기부액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산업계 전반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증권업계도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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