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만나는 의사] 코로나19 속 성장한 비대면 진료...의료 서비스 접근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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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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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재택치료 늘면서 비대면 진료 수요 증가...2022년 1월 기준 진료 환자 325만명으로 늘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꿨다. 업무나 교육은 물론 쇼핑이나 여가활동까지 온라인·디지털 중심의 비대면 환경으로 변화시켰다. 이른바 디지털 전환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보수적인 의료계에도 불었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원격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처럼 인식됐다. 오진 위험 등 안전성과 진료 효과가 높지 않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확산하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고,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재택치료가 늘어나면서 비대면 진료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의료계 종사자의 업무 과중을 줄이고, 재택치료나 지방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업무계획을 통해 재택치료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처방을 위한 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계, 시민사회 등과 구체적 논의를 거치고,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결과와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2020년 2월에는 진료 환자 수가 2만4727명이었으나,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시작된 2022년 1월에는 진료 환자 수가 352만345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역시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굿닥은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가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성장했으며, 올해 3월 월간 활성사용자 수는 2월보다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닥터콜 역시 올해 2월 대비 3월 앱 설치 수가 180% 증가했고, 총 진료 건수 역시 236%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추이 [그래픽=임이슬 기자]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는 임진석 굿닥 대표는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연간 청구되는 진료 건수는 약 9.9억건이며, 이 중 1차 의료기관(의원급)이 5억6000만건을 차지한다. 우리는 1차 의료기관 청구 중 5~10% 정도를 비대면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월간으로 환산하면 최소 200만건이다. 향후 비대면 진료 시장은 10배 정도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전화나 화상 등으로 이뤄진다. 음성과 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문진이나 시진이 주로 이뤄진다. 따라서 의약품 등으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진료가 주로 이뤄진다.

닥터콜을 운영하는 라이프시맨틱스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이비인후과 순으로 비대면 진료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적응증에 맞는 담당 의사 매칭 등 진료 안전성을 확보하며, 환자 재이용률도 높게 나타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대면 진료 확대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경증 질환이 큰 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환자는 병·의원 방문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의사는 복약 지도나 예후 관리 등을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증상이 가벼운 환자를 1차 의료기관으로 유도하고,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급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는 등 의료 체계를 효율화하고 나아가 국민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해외에서는 정신과, 금연클리닉 등도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우리 서비스는 화상을 통해 안과나 피부과 진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촉진이나 침습이 필요한 환자는 대면 진료가 필수다. 궁극적으로는 비대면 진료로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필요하다면 바로 예약해 병원에 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부작용, 기술적·제도적 수단으로 개선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 진료 업계에서는 규제와 인식개선을 장벽으로 꼽는다. 인식개선의 경우 서비스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반면 명확한 제도나 지침이 없는 점은 사업을 펼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때문에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이뤄진 비대면 진료 정보를 바탕으로 명확한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미 세계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넘어 원격 의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 의료 시장은 2022년 87.8억 달러(약 10조7919억원)에서 2027년 285.7억 달러(약 35조1169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장은 농촌 등 의료 서비스 소외지역 증가,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의료인력 부족 등의 문제와 함께 통신기술 발전, 디지털 의료기술 채택 증가 등과 맞물리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격 환자 모니터링과 재택치료 확대는 응급실 방문을 줄이고 입원실 이용이나 교통비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원격 의료에 대한 우려가 크며, 문진이나 약 처방 중심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의도 이제 막 시작된 수준이다. 원격 의료에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오진과 약물 오남용이다.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진료했을 때 발생하는 오진은 소송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재 수준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장비는 신뢰성이나 보안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또 약물 오남용의 경우 최근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약을 처방받은 사용자에게 실제 처방과 다른 약이 배송된 사례도 있으며, 이 사례에서 해당 의약품은 국내서 유통이 허가되지 않은 불법 복제약인 것으로 드러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비대면 진료 업계에서는 오진이나 약물 오남용 문제는 기술적·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원격 의료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생체 센서와 모니터링 기술이다.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의료기기가 더 고도화되면 환자가 자신의 정확한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오남용 문제 역시 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처방되는 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등록되며, 이 정보로 남용이나 부당처방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2일부터 마약류나 오남용이 우려되는 의약품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비대면 진료가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역시 이러한 자정작용에 동참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처방받은 의약품을 배송받을 때 본인확인을 거치는 한편, 의사의 예후 관리나 약사의 복약지도 등 본연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비대면 진료는 1차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와 가까운 지역 병원과 약국을 연결해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의식주가 모바일·디지털을 통해 변화한 것처럼, 건강 역시 모바일을 통해 진일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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