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 '분할'보다 '병합'이 더 많네?… 동전주 탈출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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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3-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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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수 줄여 기업가치 제고 등 안정화 목적

  • 다수는 한계기업… 실제론 착시효과 그칠수도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2년 만에 다시 주식 분할에 나서며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주식 병합에 나선 기업 수가 분할 기업 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주가가 낮은 수준에서 거래 중인 회사들이 주식을 합쳐 몸값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식 병합에 나선 기업은 총 10개다. 같은 기간 주식 분할을 공시한 기업 9개 대비 병합 건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병합은 주식을 합쳐 가격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가령 액면가가 주당 500원인 주식을 합쳐 2500원으로 만드는 주식 병합은 시중에 있는 주식 5주를 1주로 합치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주식 병합으로 발생한는 1주 미만 단주는 비율에 따라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한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고 주식 또한 가격이 높아져 저가주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효과가 있다.
 
올해 주식 병합을 공시한 회사 중 원활한 자진상장폐지 진행을 위해 주식 병합에 나선 맘스터치를 제외하고 모두 ‘적정 주식 수 유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 주식 병합에 나서면 주가는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 1월 13일 주당 액면가가 100원인 주식을 합쳐 500원으로 높이는 주식 병합을 공시했던 마이더스AI는 병합 이전 342원이던 주가가 이날 157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또 액면가 200원인 주식을 합쳐 1000원으로 만든 에스맥도 747원이던 주가가 3335원을 기록했다. 또 병합을 공시한 광무와 세종텔레콤도 각각 965원, 507원으로 거래를 마친 1000원 미만인 동전주다.
 
문제는 주식 병합에 나선 기업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 에스맥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현재 거래가 정지 중인 상태다. 광무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세종텔레콤과 얍엑스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인터파크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야놀자에 인수된 뒤 사명을 그래디언트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름과 주가가 모두 바뀌는 만큼 기존 인터파크와 전혀 다른 업체로 보일 수 있다.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액면 병합 기업은 증가하는 추세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병합을 공시한 기업 수는 코스피 상장사 2개(우성, 미래산업)를 비롯해 코스닥 11개(ES큐브, 코아시아옵틱스, 장원테크, 디지털옵틱, 덴티스, 초록뱀컴퍼니, 디와이디, 애머릿지코퍼레이션, 큐브엔터테인먼트, 앤디포스, 에프에스엔, 스카이이앤엠,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등 총 13개다.
 
이는 2020년 주식 병합 기업 11개 대비 2개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주식 병합에 나서는 기업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병합은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오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반면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일부 부실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상승했거나 건전해졌다는 착시효과를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이라면 반드시 기업 재무 상태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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