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기업 구조조정 다시 칼 빼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4-06 10: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민영화 등 지지부진한 공기업 개혁 가속화 방침

  • 부총리 "체질개선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

본격적인 뉴노멀(새로운 일상) 시대를 열고 있는 베트남이 공기업 구조조정을 다시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은 베트남 정부의 최대 숙업사원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그간 코로나19 여파 속에 개혁의 속도가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공보(VGP) 베트남플러스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레민카이 부총리는 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21~2025년 국영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로 하는 결정문 360호(360/QĐ-TTg)를 공표했다.

이번 결정문은 현대기술, 혁신 능력과 국제 표준에 따른 관리를 기반으로 국영 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며, 동시에 기업의 국가 자본과 자산 개발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원의 효율적인 동원·할당·사용을 포괄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레민카이 부총리는 "국가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그에 따라 발전할 강력한 기업이 부족하다“며 ”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공기업 구조조정은 취약하고 손실을 보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브랜딩으로 효율적인 기업을 유지·통합·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2016~2020년에 민영화 대상인 180개 국영기업 중에서 기업공개(IPO)를 마친 기업은 39개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영기업 3개가 민영화 절차를 시작했지만 총리 승인을 통과한 기업은 전무했다. 

공기업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2016~2020년 총 매각 금액은 22조7000억동(약 1조2100억원)으로 계획 대비 23%만 달성했다. 또 같은 기간 주식을 포함한 전체 매각 금액은 177조4000억동 회수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72개 주요 국영기업 가운데 11개 기업의 누적 손실액은 11조4640억동을 넘어섰으며, 주요 국영기업들도 다른 민간기업이나 외국 기업들과 비교해 1인당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기업 국유기업 독식···“거대 기업 통합·전문화 올해부터 시작”
베트남의 공기업 구조조정은 1992년부터 시험적으로 시행해 2007년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비나신(Vinashin·국영 조선사)의 심각한 부실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민영화를 통해 부채와 재정 적자를 처리하고 개혁과 효율적인 경영을 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2020년 기준 베트남 국영기업 수는 2383개로 전체 기업 부문에서 0.4%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선, 항만, 통신, 항공, 에너지 등 주요 거점산업 분야를 담당하는 국영기업들은 베트남 전체 기업에서 매출액 25%를 차지한다. 또 전체 자본 비중은 10%를 차지하고 정부의 국가예산 기여액은 약 30%에 육박한다. 

 

베트남의 주요 19개 공기업 (단위: 10억 베트남동/2018년 9월 기준) [사진=노동신문(bao lao dong) 누리집 갈무리]


핵심은 주요 19개 공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베트남 국유기업에서도 1361조4180억동(연결 매출액 1737조8030억동)으로 국영기업 총 자산에서 63.5%를 차지한다. 또 총 예산기여액은 210조4300억동으로 전체 중 14.7%를 차지했다.

주요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PVN) 620조2000억동, 베트남전력그룹(EVN) 409조8020억동, 베트남 석유그룹(Petrolimex) 169조1131억동 등이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의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약 130조동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베트남 상위 10대 기업은 대부분 국영기업인 셈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베트남 국유기업 개혁 없이는 베트남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45년 선진국 도약’은 요원할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점은 국영기업 민영화라고 손꼽고 있다.

딘쫑틴(Dinh Trong Thinh) 금융아카데미(AOF) 교수는 현지 언론에 "구조조정 시 공기업의 경영 메커니즘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자본 소유권과 공기업 관리 권한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띠엔록(Vũ Tiến Lộc) 베트남 국제중재센터 회장은 "현재 베트남 민영화 계획은 모호한 점이 많다“면서 ”외국 기업의 국영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공기업의 불투명한 가치 평가 방식 변화, 주식회사 전환 이후 정부의 명확한 의지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꾸엣띠엔(Dang Quyet Tien) 재무부 기업재무국장은 “기업 상장과 자본 매각이 더딘 원인은 대기업이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지분 매각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공기업 지도자들이 결단력이 없기 때문에 경제의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지역 공기업의 개선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국방, 에너지 등 핵심 기간산업을 제외한 국영기업들은 모두 민영화 또는 전문화해 국가경쟁력의 기본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부진했던 IPO 계획을 마무리 짓고 공기업 구조조정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부동산 자산 관련 문제도 곧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에너지, 산업, 금융, 통신 대규모 산업 분야에 속해 있는 17개 대규모 공기업 그룹을 통합·개발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응우옌찌증 MPI 장관은 "우리는 올해 승인된 초안을 시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 25일 국영기업을 대상으로 전국 온라인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물리적 힘을 향상시키기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국가 경제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회의를 통해 “국유기업의 민영화와 구조조정은 별개의 과제”라며 “부처와 지부에서 각 기업에 적합하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관련 제도와 정책을 완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영기업을 국가 경제를 성장시킬 주요 동인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