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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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관세청장
입력 2022-03-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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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관세청장 [사진=관세청]


세계적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는 연간 수출·수입·무역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였다. 또 최단기간 무역 1조 달러 달성, 월간 수출 600억 달러대 첫 진입 등 세계 8위 무역 선진국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렇게 급증한 무역량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환경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중단 없이 통관·물류를 처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의 뒷받침이 있었다.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은 대한민국 정부부문 국가무형자산 중 가장 큰 규모(1007억원)로, 관세청 모든 업무를 세관 방문이나 서류 없이 100% 전자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국가 무역·물류 핵심 체계다.

유니패스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관세기구(WCO)·세계은행(WB) 등 유수 국제기구에서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이에 2005년부터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15개 개발도상국에 2억5000만 달러 상당 수출되는 등 행정한류를 대표하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원활화 협정은 신속하고 안전한 무역을 위해 통관 절차 간소화, 수출입 관련 정보 제출과 활용, 위험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협정 이행을 위해서는 고도의 정보 처리,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에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 어려운 개도국 등은 다른 나라 전자통관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니패스가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니패스는 무역원활화 협정에서 요구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며, 필요에 따라 전체 또는 일부 시스템을 선택해 도입할 수 있다. 세계관세기구와 유엔 전자문서표준을 적용하는 한편 소스를 개방해 도입 이후에도 자유롭게 업데이트·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이다. 또한 사용자(화주·운송업자·관세사 등)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해 준다. 

실제로 가나는 2020년 유니패스 기반 전자통관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세수가 25% 증가하고, 통관 소요 시간이 9.6일에서 5일로 감소했다. 카메룬은 세수가 19% 증가하고, 컨테이너 화물 처리량이 10배 이상 늘었다. 두 국가 모두 도입 목표였던 세수 증대와 신속 통관 효과를 성공적으로 거둔 것이다.

외국이 도입한 한국 전자통관시스템은 결국 우리 수출입 기업에도 이익으로 돌아온다. 한국 관세행정 제도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우리 기업에 익숙하고 친화적인 통상 환경을 만듦으로써 통관 애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현지 통관 소요 시간이 감소해 물류비가 절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기반 비대면 무역이 가속화하고 개도국도 팬데믹 위기 회복을 위한 핵심 요소로 디지털 정부 전환을 강조하는 현시점에 관세청은 새로운 수출 전략을 활용해 유니패스가 세계로 더욱 뻗어 나갈 수 있게 하려 한다.

첫째, 수출입은행과 유·무상 원조를 연계해 개도국에서 전체 시스템 도입 전 유니패스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관세청 무상 원조자금으로 일부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 뒤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전체 도입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두 기관은 원조 대상국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둘째, 관세청 무상 원조자금(ODA)을 활용해 위험관리 등 개별 시스템 수출을 확대한다. 지난해 구축 완료한 타지키스탄은 전체가 아닌 위험관리시스템만 도입했음에도 수입 화물에 대한 기존 전량검사를 고위험 선별검사로 개선해 통관 소요 시간을 8.6% 줄일 수 있었다. 올해는 과테말라와 마다가스카르에서 위험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위한 무상 원조사업 예산도 확대할 예정이다.

셋째, 개도국에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 2012년 이후 37개 개도국에 제공하고 있는 세관행정 현대화를 위한 무상 컨설팅에 더해 기존 유니패스 수출국에 대한 무상 유지보수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도입국이 유니패스에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잠금효과(Lock-in)를 유도함으로써 향후 추가 시스템 수출 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2021년 6월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기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무역원활화 협정에서도 개도국 협정 이행을 위한 선진국 원조와 지원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선진국 위상에 맞게 공적원조를 활용해 유니패스의 전략적 확산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런 관세청 노력이 대한민국 전자정부 수출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우리 기업이 더욱 무역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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