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친코' 진하 "윤여정과 연기 호흡…가까이 보고 배우려 노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22-03-25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애플TV+'파친코' 배우 진하 [사진=애플TV+]

애플TV+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는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역경과 고난 속 일본에서 살아남게 된 강인한 여성 '선자'(윤여정 분)와 1987년대를 사는 그의 손자 '솔로몬'(진하 분)을 통해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이민자 가족의 삶을 통해 한국의 아픈 역사와 이민자들의 고난 역사, 현재까지 이어지는 편견 등을 섬세하게 어루만져 큰 호평을 얻고 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애플TV+의 야심작이다. 무려 10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드라마로 로튼 토마토 지수 100%를 달성한 데다가 해외 유수 매체들의 호평이 쏟아지며 공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파친코'는 윤여정·이민호 등 유명 한국 배우 외에도 눈여겨볼 배우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윤여정과 깊은 호흡을 맞추는 '솔로몬' 역의 진하다. 브로드웨이와 TV 시리즈를 오가며 활약 중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 명문 예일대까지 졸업했지만 '자이니치'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어려운 '솔로몬'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아주경제는 '파친코' 공개 전 진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은 진하의 일문일답
 

애플TV+'파친코' [사진=애플TV+]

진하에게 '파친코'는 어떤 의미를 가진 작품이었나?
-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며 경험한 일들과 많이 연결되더라. 저의 할머니도 돌아가셨지만 1911년도에 태어나셨고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아버지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쓴다. 당시에는 강제적으로 일본어를 써야만 했다. 그런 역사를 TV쇼에서 보여줄 수 있어 놀랍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내 가족과 역사를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솔로몬'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가장 열심히 노력한 건 역시 '언어'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솔로몬 백은 재일교포면서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어, 한국어, 영어까지 3개 국어를 쓰는 인물이다. 특히 그에게 일본어는 가장 첫 번째 언어인데 도쿄 언어와 오사카 사투리까지 구분해야 했다. 그 뉘앙스는 (한국어로 따진다면) 서울말과 경상도 사투리 정도로 차이가 있다. 배우는 것도 어려운데 그걸 연기로 풀어내기도 어렵더라. 지금 생각해도 어렵다. 그걸 어떻게 해냈는지 모르겠다.

언어를 연기한다는 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 정말 복잡한 과정이었다. 제게 한국어,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은 한국어, 일본어만 할 수 있어서 일본어 대사를 한국어 음차로 알려줬고 저는 그걸 영어 음차로 변환해 외우는 과정을 겪었다. 단순히 글자만 외우는 게 아니라 음악적인 음감, 억양, 감정이 실렸을 때의 차이와 첫 번째 언어인 일본어의 능숙함과 한국어의 어눌함 등을 표현해야 해서 조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술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7개월 동안 석사 논문을 하듯 임했다.
 

애플TV+'파친코' 배우 진하 [사진=애플TV+]

인간 '진하'가 보는 '솔로몬'은 어땠나?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 그렇다. 저도 솔로몬과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실제로도 비슷한 면이 많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저도 솔로몬처럼 배우를 하기 전 은행, 금융업에 관심이 있었고 대학 시절에는 은행 인턴십을 하려고 했었다. 만약 연기하지 않았다면 '솔로몬 백'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언제나 가면을 쓰고 성공을 좇았을 거다. '솔로몬'은 '선자'의 희생, 그 결과물이다.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진 세대니까. 나 역시 부모님의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이런 부분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올 거로 생각한다. 희생에 대한 정당성을 고민하게 될 것이고.

살짝 언급했지만 진하 역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솔로몬' 캐릭터에 관해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 이 사회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느낌을 받고 동화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디테일한 건 다를 수 있겠지만 큰 줄기는 비슷하다. 또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솔로몬과 다른 점은 저는 앞선 세대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솔로몬이 사는 시대는) 성공에 관한 야망, 의지가 넘치니까 도덕적인 면이나 과거 자신의 뿌리를 희생시킬 정도로 절박한 모습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과거 가족의 희생과 뿌리는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결되고 찾아 나가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앞선 세대를 이해하고 연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나도 건강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거 같다.
 

'파친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 [사진=애플TV+]

윤여정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 윤여정 같은 '마스터'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매 순간 책임감을 느꼈다. (연기할 때) 윤여정의 연기를 관찰하려고 했다. 좋은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그의 연기를 가까이서 보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 내가 어릴 때 할머니가 계셨는데 가까이 지내지 못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선자' 할머니와 가까운 손자 '솔로몬'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작품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 많은 분이 봐주시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으니까. 더 할 수 있는 건 없다. 많은 이들이 즐겁게 봐주기를 바랄 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