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총에서 KCGI 표대결 완승…조원태 체제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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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3-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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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벌인 표대결은 한진칼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23일 서울 중구 한진칼 본사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정관일부 변경 안건(전자투표 도입, 이사 자격 기준 강화)과 서윤석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모두 부결됐다.

앞서 KCGI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전자투표 도입과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실형이 확정된 자가 이사에 오를 없게 하는 이사 자격 기준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는 이사 결격 요건을 강화해 조현민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CGI는 한진칼이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운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도 반대 의사를 전했다.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을 당시 이를 받아들여 회사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KCGI는 한진칼과의 표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다. 한진칼이 추천한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주순식 전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이 모두 사외이사로 받아들여졌다. 한진칼은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신 교수는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포함하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전했다.

세부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주인기 가결(찬성 60.6%(3557만1536표) 반대 39.4%), 주순식 가결(찬성 60.6%(3557만3820표), 반대 39.4%), 서윤석 부결(찬성 25.02%(1469만312표), 반대 55.63%)의 결과가 나왔으며,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류경표 가결(찬성 79.9%(4696만2660표), 반대 20.0%)로 나타났다.

이 밖에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57.85%의 찬성을 얻었지만 특별 결의 요건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사의 자격 강화 안건도 53.35%의 찬성을 얻었으나 같은 이유로 부결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표대결에서 산업은행이 일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KCGI의 한진칼 지분은 17.41%며, 우호지분에 속하는 대호개발(반도건설) 17.02%, 조현아 전 부사장 2.81% 등으로 과거 3자 연합의 지분 총합은 37.24%다. 이마저 3자 연합이 와해되면서 온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KCGI는 2020년 조원태 회장을 해임시키기 위해 반도건설과 조 전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0.93%, 우군인 델타에어 13.21%, 산업은행 10.58% 등 총 44.72%에 이른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중대 역할을 맡고 있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KCGI가 2년 전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패해 명분을 잃은 상태”라며 “적당한 시기에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3일 서울 중구 한진칼 본사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전경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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