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패닉] 널뛰는 유가…UAE 입장 번복 속 변동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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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3-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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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심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유가는 2008년 이후 최고치에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5달러(12.1%) 폭락한 배럴당 108.70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주에 130달러까지 넘어서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에 산유량을 더 빨리 늘리는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산유국들의 증산 기대가 커진 것이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그러나 수하일 알-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은 9일 오후에 트위터를 통해 OPEC+와 러시아 등 동맹국들이 합의한 40만 배럴 증산 합의를 준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유세프 알 오타이바 UAE 주미대사가 대사관 트위터에 "UAE는 원유 증산을 바란다"며 "OPEC에 증산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대치된다. 로이터는 "UAE 관리들의 이 같은 발언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 움직임과 이란과의 핵협정 체결 노력 등을 고려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협의체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하루 40만 배럴 증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UAE가 기존 증산 고수의 의지를 밝히면서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9일에는 우크라 상황이 다소 진전을 보인 것도 유가 안정에는 도움을 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이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세계 2위의 수출국 러시아의 원유를 대체하기 위한 공급처와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전문가들의 유가 전망은 배럴당 10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에서 널뛰기를 하고 있다. 

SPI자산운용 스티븐 이네스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석유시장은 전례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부족은 쉽게 해결되기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도를 제외하면 OPEC+ 내 원유생산국들은 지난 몇 년간 인프라 투자 저조로 생산량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산량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커먼웰스 은행 상품 분석가인 비벡 다르는 "OPEC+가 이런 환경에서 생산을 늘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타일러 리치 공동 편집인은 마켓워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경우 유가는 이전 고점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면서 다음 목표가를 대략 145달러로 내다보기도 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요나르 톤하우겐 원유 시장 담당 팀장도 마켓워치에 "(러시아 수출 물량) 하루 430만 배럴의 원유 공백은 다른 것으로 빠르게 대체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요 자체가 사라질 정도로 유가가 오르거나, 공급 쪽에서 대응책이 나올 경우 유가는 안정될 수 있지만, 모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았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약화하는 주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유가의 일정 수준까지 지지를 받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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