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패닉] 니켈 가격 급등…전기차 1000달러씩 비용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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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3-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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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하며 거래가 중단됐다. LME는 성명에서 이례적 가격 폭등을 이유로 적어도 이날 하루 동안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니켈은 미터톤당 1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LME는 "니켈 시장이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되도록이면 서둘러 시장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 담당 팀장은 CNBC에 니켈 가격 급등세에 대해 "완전히 미쳤다"며 "지금은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공포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 같은 장세는 매우 위험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급등세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를 보유한 시장 참가자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켈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숏 포지션 커버를 위해 급하게 매수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LME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니켈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니켈 생산국이다. 이 같은 니켈 가격 급등에 전기자동차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금속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 때문에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가차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자동차 분석가인 애덤 조너스는 7일 보고서를 통해 "오늘 니켈은 67.2% 상승해 미국 전기차 평균 투입 비용이 1000달러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니켈 가격이 더욱 올라가면서 전기차 투입 비용은 더욱 증가할 수도 있다. 조너스 분석가는 니켈 가격 급등으로 제너럴모터스와 포드모터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전기차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동차회사 수익과 향후 몇 년 동안 전기차 판매에 대한 기대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기자동차가 크게 늘면서 시장에서는 이전부터 니켈 수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리스타드 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미 지난가을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고급 니켈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2024년까지 공급을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니켈 비중을 높여왔다.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용량이 동일한 배터리를 더 가볍고 작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또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격도 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일 수 있어 업체로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니켈 가격이 급등하면서 하이-니켈 배터리에 집중해왔던 업계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CNBC는 "최근 니켈 가격이 높아지면 하이니켈 배터리가 프리미엄 제품에만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니켈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전기차 가격은 전반적으로 추가적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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