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60분 국정 연설서 '경제 현안'에 가장 많은 시간 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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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3-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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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들 가장 우려하는 팬데믹·경제 어려움에 집중"

  •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 과제'"

  • 코로나 새 국면…"미국인들,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 연설에서 경제 현안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한 시간가량 이어진 그의 국정 연설에서는 인플레이션,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이슈였다.   

1일(이하 현지시간)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국정 연설을 분석한 결과, 경제 현안이 25분으로 가장 길었고 이어 우크라이나(12분), 통합의제(11분), 코로나19(7분) 등 순이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치솟는 미국 소비자 물가를 낮추고, 러시아에 대항하고, 코로나19를 잠재울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다시 써야 했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약 10분가량의 언급 뒤 바로 미국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인 팬데믹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냈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 과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지지율과 직결되는 만큼, 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그는 "우리에겐 선택지가 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한 방법은 임금을 내리고 미국인들을 가난하게 하는 것이다"며 "내겐 더 나은 방법이 있다. 임금이 아닌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 강화, 공급망 확대와 더불어 의료비, 보육료 부담 완화 등을 촉구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안이 인플레이션을 치솟게 만들었다는 비판과 관련,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2021년은 5.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해를 보냈다"고 반박했다.  

다만, "기록적인 일자리 증가와 훨씬 더 높아진 급여 수준 등 미국 경제에 모든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가정들이 치솟는 물가를 따라잡느라 허덕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인들이 다른 곳에서 느껴야 할 모든 이익을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금 문제도 꺼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생각에는 만약 우리가 이 층에서 비밀 투표를 한다면, 우리 모두는 현재의 세금 제도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고쳐야 한다. 누군가를 처벌할 생각은 없지만, 기업과 부유한 미국인들이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만 55개 '포천 500' 기업이 400억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냈다"며 "이게 바로 내가 15%의 최소 법인세율을 제안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법안 통과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구상에서 최고의 도로와 교량, 공항을 갖고 있었다. 이제 우리 인프라는 세계 13위이다"며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는 21세기의 일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 없다. 그게 인프라 법안 통과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다"고 강조했다. 
 
"미국인들,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미국인들이 일터로 돌아가 시내를 다시 북적이게 할 때다"며 2년 간 이어져 온 재택 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새로운 시점에 도달했다"며 "코로나19를 이유로 더 이상 우리 삶을 통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한 검사 프로그램도 도입키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약국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즉석에서 항바이러스 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가 사망 예방에 효과가 높은 알약 생산량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현재 미국 국민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ABC뉴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37%만 바이든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58%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4명 중 3명은 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푸틴이 심각하게 오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연설 내내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존칭 없이 '푸틴'이라고만 칭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국 러시아를 더 약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6일 전 자유세계의 근간을 흔들려고 했다. 본인의 위협에 자유세계가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는 심각하게 오판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에서 고립돼 있다"며 "동맹과 함께 우리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하겠다는 추가 제재 방침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 척결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적인 러시아 정권에서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부패 지도자들에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말을 전하겠다”며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의 범죄를 밝히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그들의 요트, 호화 아파트, 전용기를 찾아 압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면서도 미군은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러시아 군과 교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은 "러시아가 서쪽으로 계속 이동할 경우 나토(NATO)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배치됐다"며 "폴란드, 루마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지상군, 공군, 함정 등을 동원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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