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조기 졸업···두산 재기, 가스터빈·수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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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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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규모 줄고 핵심 계열사 사라져

  • 남은 핵심계열사 두산重 성과에 달려

최근 2년 동안 숨 가쁘게 진행된 두산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 다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를 매각한 두산그룹이 올해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가스터빈·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얼마만큼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채권단의 관리 졸업 이후에도 두산그룹이 한동안 성장성에 집중해 조심스레 경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9년 4월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대신 두산중공업에 대한 3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과 두산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이행하기로 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한 결과 두산그룹은 3조원 자본 확충을 통해 ㈜두산과 두산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을 재고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말 121.6%에 이르렀던 부채비율(개별 기준)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71.4%로 21개월 만에 50.2%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3.4%에서 28.7%로, 단기 차입금 의존도는 20.6%에서 15.5%로 개선됐다.

두산중공업도 230.2%까지 늘어난 부채비율을 149.5%로 80.7%포인트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차입금 의존도·단기 차입금 의존도 등 건전성 지표도 모두 개선됐다.
 

[사진=각 사]

다만 이번 구조조정이 성공리에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향후 두산그룹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룹 전체 규모가 줄고 핵심 계열사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남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에 두산그룹의 운명이 달렸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수소 가스터빈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은이 긴급자금 수혈 직후 컨설팅을 통해 두산그룹의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미래형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모니터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한 가스터빈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 해상풍력에서만 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해상풍력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실증을 마무리한 이후 이제 현장에 도입되는 등 아직 성장 단계다. 해당 사업이 궤도에 올라 수익이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산중공업 다음으로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밥캣은 구조조정 기간 동안 ㈜두산의 사업차량BG(지게차 사업부)를 합병해 다소 덩치를 키웠지만 아직 두산그룹을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두산퓨얼셀도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나 역시 성장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두산그룹은 구조조정의 모범생으로 꼽힐 만큼 자구안 이행에 최선을 다했다"며 "그 결과 건전성이 대폭 개선되고 관리 체제에서 졸업까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결국 친환경 에너지 부문의 시장지배력과 수익성이 그룹의 향후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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