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커지는 반중감정…中 '현지교민 철수 계획'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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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2-02-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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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누리꾼들 '우크라이나 미녀' 발언 논란

  • 우크라 언론 "中, 러시아 침공 지지" 보도

  • 하루 새 말 바꾼 中 "현지교민 철수계획" 가동

2월 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현지 자국민에게 몸에 중국 국기를 부착하고 다니라고 했으나, 하루 만에 말을 바꿔 중국인 신분을 노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진=웨이보]

최근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내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의 우크라이나 여성을 조롱하는 발언이 현지에서 논란이 된 데다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한다'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의 보도도 현지 반중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그동안 자국민의 철수나 대피 등의 명령은 내리지 않았던 중국은 지난 25일 현지 교민의 대피, 철수 계획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中 누리꾼들 '우크라이나 미녀' 발언 논란
27일 홍콩 명보 등 언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인들의 피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서 일부 누리꾼들이 "중국으로 와, 내가 잘 키워줄게", "나한테 시집와. 중국에서 같이 살자" 등등의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러한 중국 누리꾼들의 발언이 각국 언어로 번역돼 확산되면서 우크라이나 현지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우크라이나 현지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도 나서서 자국 누리꾼들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 양성만보(羊城晩報)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거주 한 유학생은 웨이보에 우크라이나 현지의 참혹한 상황을 찍은 영상을 올리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각종 언어로 번역돼 전파돼 현지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며 "전쟁을 장난처럼 받아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한 여성도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누리꾼의 장난 한마디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겐 마음의 상처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현지 중국인 친구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중국 누리꾼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조롱하는 발언은 일제히 삭제되고 있다. 26일 웨이보는 '우크라이나 미녀' 등과 같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악성 발언을 단속해 모두 242개 글과 359개 댓글을 삭제했으며, 83개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하루 새 말 바꾼 中 "중국인 신분 노출하지 마라"
또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의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한다"는 보도도 현지 주민들의 중국인에 대한 감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이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한다'는 등의 가짜뉴스를 보도하면서 우크라이나 현지인들 사이에서 중국인에 대한 비우호적 감정과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주권과 영토 보전 존중(우크라이나)', '합리적 안보 우려 해소(러시아)'를 주장하면서도 사실은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의식하는 '친 러시아적 중립(pro-Russia neutrality)'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서도 '기권'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우크라이나 현지 중국대사관도 지난 26일 새벽 "현재 우크라이나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현지 국민과 우호적으로 지내고, 사소한 문제를 두고 다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중국인) 신분이 드러나는 식별성 표식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당초 24일 현지 자국민에게 "중국 국기를 몸에 부착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상반된 공지를 내린 것이다. 

또 중국 당국은 전세기를 띄워 우크라이나 현지 자국민의 대피, 철수 계획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상태다.  2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27일 밤 12시까지 교민을 대상으로 전세기 귀국 신청을 받는다고 긴급 공지했다.

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연일 폭발과 미사일 공격이 발생해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주재 기업과 화교, 유학생 등 안전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 교민 철수 업무 시나리오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 24일까지도 "집에 머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교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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