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중국이 록히드마틴을 제재하는 법

중국에 무기 판매는 할 수 없지만

에너지, 항공위성 등 분야서 사업 전개

中 희토류 '무기'로 제재 가능성도

21일 중국이 대만 무기판매를 이유로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 정부가 대만에 장기간 무기를 판매해 온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언 테크놀로지를 제재하기로 한 것을 놓고 제재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의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가 금지돼 있는데, 중국이 무슨 수로 이들을 제재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미국 방산업체들은 무기 이외에 중국 내에서 항공·위성, 에너지 등 방면에서 중국 기업과 다양한 민간 사업을 벌이며 중국과 상당히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중화권매체 둬웨이망은 23일 보도했다.

미국 군수업체들이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무슨 비즈니스 사업을 벌이는지 그간 중국 현지 언론 보도를 살펴보자. 

록히드마틴의 경우, 에너지 방면에서는 2013년 중국 화빈그룹(華彬集團, 레인우드그룹)과 합작 형식으로 중국 남부 연해 지역에 10메가와트(MW)  규모의 세계 최초 해양 온도차 발전소를 건설했다. 

이듬해에는 중국 국유 원전기업인 국가핵전기술공사(SNPTC)와 차세대 원자로 관련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위성 분야에서도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9년엔 중국 아오카이(오케이)항공에 2대의 비행 시뮬레이션 제품을 납품했다. 또 록히드마틴의 헬기 자회사 시코르스키는 중국 기업과 손잡고 상하이 시코르스키 합작사도 차렸다. 이밖에 중국 통신방송 위성인 중싱(中星)5A통신 위성도 만들어 쏘아 올렸다. 

레이시언 테크놀로지는 록히드마틴과 비교하면 아직 중국 대륙에서 사업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꾸준히 각종 사업을 벌여왔다. 홍콩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레이시언은 홍콩 공항에 항공관제시스템 등을 제공했다.

이밖에  레이시언 산하 자회사 레이시언 안쉬츠는 2019년 상하이에 사무실을 두고 중국 조선사에 위성항법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둬웨이망은 이처럼 미국 방산업체들은 중국에서 꾸준히 크고 작은 비즈니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만큼, 중국이  이들 사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희토류 수출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이들을 제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첨단 무기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물자다. 중국은 과거 2011년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러한 방식이 미국 방산업체의 대만 무기 판매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릴 경우 중국으로선 반격 차원에서 이 같은 방식의 제재를 이어갈 것으로 둬웨이망은 내다봤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반외국제재법을 동원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온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 2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가 1억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프로젝트 서비스를 대만에 판매한다고 승인한 데 대한 반격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번 조치로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에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