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특허전쟁] "특허분쟁은 글로벌 기업들의 숙명, 효율성 높이는 '원팀'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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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2-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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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을 상대로 한 국외 특허관리전문업체(NPE)들의 특허소송이 글로벌 기업들에는 숙명과도 같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분쟁이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만큼 한국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특허분쟁이 기업 경쟁력 저하라는 가혹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과 같이 촘촘한 공조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명건 변리사 겸 대한변리사회 공보부회장은 “삼성전자는 2011년 애플과의 특허분쟁을 시작으로 특허분쟁 대응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과거 특허분쟁 개념이 약했을 때는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하면서 성장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을 지낸 안승호 시너지IP 대표가 미국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시각이다. 과거 특허와 관련한 영업비밀 유지부터 보상체계 등의 애매모호함을 파고든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신 변리사는 “미국은 100년 이상 특허와 관련된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왔고 방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하위 수준에서 단숨에 10위권까지 치고 나간 상황”이라며 “기업들마다 압축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영업비밀 체계화와 같이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 기업들은 특허 시스템 정비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지식재산권 분쟁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미래 차에 IT 기술이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노린 특허분쟁이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특허분쟁뿐만 아니라 미래 차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 쟁탈전이 한창이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세계 48개 통신업체가 참여하는 특허풀 관리 업체인 ‘아반시’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통신 규격과 관련한 표준특허 사용료를 요구하며 첨예한 특허분쟁을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시장의 급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의 차량사물통신 기술 표준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과기부와 통신·자동차 업계는 데이터 전송속도와 활용도가 높은 이동통신 기반 기술을, 국토부는 근거리전용통신 방식 기술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NPE의 영향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특허 출원 4위에 이르는 지식재산권 강국이지만, 국내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을 대변할 국내 NPE는 손가락에 꼽을 지경이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투자와 인력 육성도 특허 출원 규모에 걸맞지 않은 빈약한 실정이다.

배현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겸 지식재산 및 기술이전센터장은 “특허 공격에 대한 방어도 중요하지만 관련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좋은 특허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특허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전기, 화학, 바이오 등 각 분야 전문 변리사의 적재적소 배치와 광범위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지만, 시스템 결여로 특허 관련 사항은 개발자들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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