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면전 벌이면 韓 타격 1순위는 자동차…러 수출 44%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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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2-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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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을 16일로 지목하며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양국 전쟁 발발 시 우리나라 수출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품목은 자동차로 나타났다.

1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 러시아 수출 품목 1순위는 자동차다. 지난해 기준 24억9600만 달러(약 3조원)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 14억5400만 달러(약 1조7500억원)까지 더하면 자동차는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약 44%의 압도적 비중을 보인다.

특히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게 양국의 군사적 충돌은 큰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통해 약 23만대를 생산했다. 현지 판매 법인을 통한 자체 생산분과 수출 물량(현대차 3만8161대, 기아 5만1869대)까지 추가하면 지난해 기아 20만6000대, 현대차 17만2000대 등 총 38만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전체 수출 물량 중 러시아 수출 비중은 4.5% 비중으로 적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20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물리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양국의 충돌이 부품 수급 차질부터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소비 저하로 이어져 최근의 판매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우크라이나 인근의 슬로바키아로부터 차량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국경 폐쇄가 이뤄지면 부품 수급에 큰 어려움이 생긴다. 쌍용차는 2014년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고, 2017년에는 우크라이나 수출도 중단했지만 현지 협력사를 통해서 원자재와 부품 등을 공급받고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양국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자동차 산업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은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해야하며, 직간접적 피해를 보는 기업에게 유동성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양국이 군사적 충돌을 단행하면 러시아 자동차 내수 판매가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2020년 기준 561억 루블(약 9000억원)을 자동차 구매를 위한 저금리 대출로 지원했다. 자동차 구매자들은 일반 대출보다 저렴한 금리로 자동차 구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추가로 자동차 가격은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며, 오지로 분류하는 극동 지역은 최대 2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해당 지원 정책은 2023년까지 시행한다. 그만큼 자동차 내수 진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정부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에도 각종 지원책을 펴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자동차 부품의 현지 생산비율을 이행하면 자동차 생산 및 조립을 위한 부품 수입관세 인하, 법적규제 완화 및 각종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미국이 러시아 제재에 우리나라 동참을 강요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라며 “그렇게 된다면 러시아 정부가 우리 자동차 산업에 보복을 가하면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과 벨라루스군이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부터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연합의 결의 2022' 훈련을 개시한 가운데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이 브레스트 훈련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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