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새로운 품격과 격상된 고급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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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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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하이브리드 모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달라진 엔진만큼 색다른 품격을 자랑한다. 존 마세라티 라인업의 유려한 익스테리어와 특유의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이식함과 동시에, 하이브리 드 모델로서 효율성을 더해 브랜드의 전동화의 첫 번째 이정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다. 
 
품격있는 '블루', 최고의 하차감
외관을 살펴봤다.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파란색의 차체는 맑다 못해 빛나기까지 한다. 상부 프레임이 없는 문은 마세라티의 멋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마세라티의 자랑은 전면과 후면이 완벽하게 5대 5 균형을 이룬다는 것인데 마치 대리석으로 조각해 놓은 미켈란젤로의 남성 전신상을 보는 듯하다. "잘 빠졌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내부에 들어서면 외관을 넘어서는 화려함이 운전자를 반긴다. 절대 경박하지 않으면서 화려하고, 깔끔하면서도 색이 강한... 출발도 하기 전에 승차감이 좋다.

센터 콘솔에는 직관적인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그리고 양질의 주조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오디오 볼륨키,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회전식 조절 버튼이 잘 정돈된 느낌으로 배치돼 있다. 콘솔에는 두 개의 컵 홀더, 12V 파워 소켓, SD 카드 리더 연결 장치, 휴대전화 거치 공간, USB 소켓과 음악 재생, 영화나 이미지 감상이 가능한 aux-in 포트가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차량 실내 곳곳을 장식한 ‘블루 스티치’ 가 눈길을 끈다. 세 가지 시트 선택 옵션 (블랙 가죽 시트, 프리미엄 가죽 시트, 피에노 피오레)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트,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 시선을 사로잡는 곳곳에 블루 악센트가 추가되면서, 한층 더 미래 지향적인 실내 분위기를 더 자아낸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정면 모습[사진=마세라티]

시동을 걸면서 들리는 엔진소리는 기자가 알고 있던 마세라티의 소리와 차이가 있었다. 표현하자면 ‘나지막한 그르렁거림’이다. 마치 표범의 그것과 같은 엔진소리는 출발도 하기 전에 운전자의 귀를 만족시켜 준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기블리에 탑재된 6기통 엔진이 아닌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함으로 온 동네에 존재감을 알렸던 전작과는 차별점을 둔다. 마세라티가 더욱 중후해진 느낌이다.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밟아봤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힘차게 전진하는 다른 차와 달리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줘야 한다. 시끄럽지 않다. 액셀러레이터로 인해 RPM 올라갔지만 소리는 더욱 나지막하게 운전자의 귀를 간지럽힌다.

엔진이 변경됐다고해서 성능이 하향된 것은 아니다. 4기통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해 최고출력 330마력, 최고 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55km/h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5.7초면 충분하다.

우선 시내 주행을 해봤다. 이 정도의 고성능 차량으로 서울 시내를 다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착각이었다. 하이엔드 스포츠카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고급 세단도 찾기 힘들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배기음은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자의 경우는 여러 인터넷과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건 사고의 주인공이 마세라티 기블리인 경우를 많이 봐와서 좁은 동네 골목에서 큰 배기음과 함께 속도를 내는 기블리 차주의 팔에는 문신이 가득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하지만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새삼 마세라티가 최고급 세단 브랜드임을 상기시켜준다. 문신은 생각나지 않고 성공한 사업가, 전문직 등이 떠오른다. 발렛파킹을 해줘야 할 것 같은 그런 고급스러움이다. 이미 커피가 있음에도 카페 앞에 차를 세우고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주문했다. 문은 살짝 열어두는 것이 멋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내부 모습[사진=마세라티]

전동화를 만난 극강의 성능...균형이 만든 예술
 
시외로 나가 속도를 내봤다. 좋은 차들은 고속에서 차가 바닥에 붙는 느낌이 난다던데,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느낌이다. 노면을 읽는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차가 살짝 떠 있는 기분마저 든다. 마세라티의 자랑인 차량 균형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차가 안정적이니 운전의 재미도 좋다. 특히 코너링을 돌 때면 이 차의 균형에 놀랄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 고속 주행을 할 경우 전기모터가 추가적인 부스트를 제공한다. 전기차의 장점인 가속력이 더해지면서 4기통 엔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안정성은 기본이다.

스티어링휠은 생각보다 가볍다. 차량의 반응이 좋아 길에 전폭 넓이로 콘을 연달아 놓고 좌우로 통과하는 것도 가능할 거 같다. 가벼운 스티어링휠을 선호하는 운전자 중에 휠을 살짝 좌우로 흔들면서 주행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기블리 하이브리드로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소리의 파도에 묻힌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이 차에는 기본 사운드 옵션으로 8개의 스피커를 갖춘 하만카돈의 280W 시스템이 장착됐다. 깔끔한 음질은 운전대 놓고 잠시 음악감상을 하고 싶어지도록 만든다.

옵션 사항으로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으며, 별도 추가할 수 있다. 10개의 스피커와 900W 앰프를 장착한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기본 사운드 옵션과 비교했을 때,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또 12채널 앰프는 고성능 서브 우퍼와 함께 깨끗한 음향과 성능 간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낸다.

최상급 하이파이 장비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15개의 스피커와 1280W의 앰프, 완벽한 구성의 퀀텀로직(QuantumLogic)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춘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리드 캘리퍼[사진=마세라티]

브레이크를 밟아봤다. '조금 밀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차는 정확히 원하는 순간에 정차한다. 급정거만 아니면 옆자리에 앉은 친구나 가족의 음료수가 쏟아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마세라티의 듀얼 캐스트 기술이 적용된 브레이크는 높은 수준의 적용 면적과 냉각 효율을 발휘하며, 스포츠 드라이빙 상황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00km/h 속도에서 약 35.5m 이내의 제동력을 보인다. 주철의 강도와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결합해 현가 하질량을 낮췄기 때문에 핸들링은 향상되면서 강력한 제동력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동력은 전체 제동 성능의 일면에 불과하다. 브렘보(Brembo)와의 협업을 통해 기블리 제동 시스템은 단순한 제동 능력뿐만 아니라 청각적 안정감의 최적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기블리 하이브리드 가격은 1억원 초반대인데, 이 가격에 이 정도 승차감, 하차감을 갖춘 차량은 찾기 힘들다는 게 결론이다. 특히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배기음은 그대로 담으면서도 더욱 조용하게, 고급스럽게 구현한 엔진음은 이차의 최고 장점이라고 할만하다.
 

[사진=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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